'동학개미' 불안 커져…국내 증시 외국인 자금 '썰물'

입력 2021-10-11 06:55
수정 2021-10-11 07:00


국내 증시가 급격히 출렁이기 시작한 지난달 말 이후 2조원이 넘는 외국인 자금이 증시에서 빠져나갔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하단을 떠받치던 '동학 개미'들의 불안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1% 넘게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8일까지 8거래일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조844억원어치(유가증권시장 1조9천758억원·코스닥시장 1천87억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5.66%, 7.90% 하락했다.

9월 한 달로 놓고 보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1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팔자 행진'을 멈추고 5개월 만에 월간 순매수를 보이며 돌아오는 듯했던 외국인이 다시 매도세로 돌아선 것이다.

외국인은 지난 8거래일간 삼성전자를 9천81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7천409억원) 매도세까지 더해지며 삼성전자 주가는 7.98% 급락했다.

외국인은 또 삼성전자우(3천33억원·-7.92%), 카카오(1천206억원·-2.08%), 삼성SDI(1천50억원·-6.67%), SK하이닉스(841억원·-10.05%)도 대거 내다 팔았다.

공급망 불안과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 겹겹이 쌓인 대외 악재로 위험 기피 현상이 발생해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모습이었다.

여기에 작년부터 외국인 투매를 고스란히 받아내며 증시 하단을 떠받치던 '동학 개미'들도 최근 하락장에서는 힘이 빠진 모습이다.

코스피가 사흘 연속 1%대 하락을 멈추고 반등한 지난 7일 개인은 9천38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연초 외국인이 매도 행진을 이어갈 때 하루 2조∼3조원까지 순매수하며 매물을 고스란히 받아내던 것과 대비된다.

이달 개인 일평균 순매수 금액도 1천914억원으로 지난 1월(1조2천935억원)보다 크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