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마라", 오래된 증시 격언인데요.
최근 돌발 악재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한 대형 성장주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는데, 기대했던 반등은 커녕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으로 오히려 손실 확대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이달 들어 20% 넘게 추락한 카카오 주가.
최근 주가 하락 와중에 개인투자자들은 1조5천억원 넘게 쓸어담았습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카카오 평균 매수 단가는 13만442원으로, 지난 29일 종가와 비교해 여전히 10%가 넘는 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신작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지난달 80만원 중반대에서 최근 55만원대까지 밀린 엔씨소프트도 개인투자자들은 3,500억원 넘게 사들였습니다.
평균 매수 단가는 62만320원으로 현재 7.4% 손실을 기록중입니다.
이들 종목 외에도 개인투자자들은 네이버와 삼성SDI 등도 사 담았습니다.
주로 최근 주가가 크게 빠진 대형 성장주 중심으로 대거 매집에 나선 것인데, 낙폭이 컸던 만큼 가격적 측면에서의 접근성 부담 완화와 빠른 반등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러나 이렇다할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손실 확대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손실을 기록중인데 평균 손실율은 12.8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 -4.34%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글로벌 주요국들의 긴축기조 강화 움직임과 함께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 등 국내·외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앞으로의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 4분기 중에 좀 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물가나 미 연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단기간 내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그간 증시 상승을 주도한 기술주 등 성장주의 경우 금리인상에 따른 미래가치 할인율 확대 등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형 성장주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비롯해 SK이노베이션, OCI 등을 사 담았는데 수익률은 -0.19%를 기록중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선 24.6% 수익를 내며 개인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