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 이어 하나은행도 전셋값 오른 만큼만 대출 내준다

입력 2021-09-29 16:04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전세 대출 한도 축소에 나서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임대차 계약 갱신 때 '임차보증금(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로만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도입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NH농협은행이 지난 달 말부터 신규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KB국민은행이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 범위 이내로 줄인 데 이어 하나은행도 같은 방식으로 한도 제한에 나선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이 대출 한도를 축소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더 가팔라지는 '풍선 효과'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에 은행권에선 전세대출 제한이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으로 번지는 건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권고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5~6%다.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이미 이같은 수준을 넘어서거나 목표치에 도달했고, KB국민은행도 4%대로 올라서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축소했다.

IBK기업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율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연간 총량 규제 목표치인 6%에 다다르면서 지난 23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가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주담대 한도를 줄였다.

하나은행도 앞서 다음달 1일부터 모기지신용보험(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일부 상품 취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방식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5천만원 가량 줄인다고 발표했다.

MCI는 주로 아파트, MCG는 다세대, 연립 등에 적용되는 대출로, 이 보험 연계 주담대 상품을 제한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은행은 지난 23일부터 영업점이 아닌 개별 모집인(상담사)을 통한 모든 대출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하나은행도 대출 모집 법인 6곳 중 3곳에 배정된 대출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서 10월 말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