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지영이 JTBC 토일드라마 ‘인간실격’에서 강약을 오가는 감정 연기로 ‘외강내유’ 아란을 완벽 표현해내며 공감을 불렀다.
지난 26일 방송한 8회에서는 심적으로 많이 지쳐버린 듯한 아란이 보여졌다. 바쁜 스케줄 사이, 아키라에서 자다 일어난 아란은 종훈(류지훈 분)에게 “그 계정 삭제됐더라”라며 자신과 진섭(오광록 분) 사이에 아이가 있다는 내용의 SNS 게시글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러면서 “개념녀 정아란한테 캐나다에 이십 년째 지 엄마 얼굴도 모르고 살고 있는 애가 있다고 올라오는거 아닌가 몰라”라며 혹시나 관련 글이 더 올라올까 초조하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종훈이 진짜로 그런 글이 올라오면 어떻게 할건지 묻자, “이작가(전도연 분), 너 시켜서 죽여버릴 거야”라고 농담이라는 듯 웃는 아란은 너무나도 고단해 보였다.
이후 드라마 촬영장에서 가정 폭력으로 폭행 당하는 장면을 계속해서 찍던 아란은 감독에게 더 이상 맞는 신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현실성이 전혀 없는 극의 내용에 대해 거부감을 밝혔다. “이 정도 맞으면 죽은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기어이 주전자에 물까지 끓여가며 차를 타 마시는 게 그게 캐릭터에요?”라고 뼈 있는 말을 던지고는 “나 맞는 거 싫은 거 아니야. 진짜 맞는 것도 아니고 흉내만 내는 거 얼마나 힘들겠어요. 근데 죽도록 맞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는 거, 아무렇지 않게 웃는 거. 나 그거 더는 못하겠어”라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눈물을 보였다. 그런 아란을 지켜보던 진섭은 그를 달래주기는 커녕 후배들 곤란하게 뭐하는 짓이냐고 무안을 주며, 울고 있는 아란을 향해 커피 티백을 던지고 가는 모습으로 경악을 안겼다.
이처럼 박지영은 남들이 보기에는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아 보이지만, 알고보면 아무것도 소유하지 못한 누구보다 공허한 ‘아란’을 뛰어난 연기 내공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이번 회차에서는 세밀하면서도 강렬한 감정 연기로, 아란의 굴곡진 삶의 무게를 그려내며 미워할 수만은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켜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회차가 진행될수록 아란이 숨겨왔던 비밀들이 서서히 드러나는 것과 동시에 힘들고 지칠 때마다 아란이 찾는, 또 그의 앞에 나타나는 종훈과의 미묘한 관계성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인간실격’은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