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 하루 3천명대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검사 건수가 대폭 줄어드는 주말을 거치면서 확진자는 다시 3천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석 대규모 이동의 여파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여 전국적 대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천273명이다. 전날(2천431명·당초 2천434명에서 정정)보다 842명이나 늘면서 하루 만에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3천명대 확진자는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1년 8개월여, 정확히는 614일 만이다.
추석 연휴 전부터 증가했던 이동·접촉이 실제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 검사건수 감소 영향으로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2천492명으로, 직전일(2천924명)보다 434명 적었다. 다만 2천492명 자체는 최종 집계 기준으로도 이미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최근 밤 시간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2천700명 안팎, 많으면 2천80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직전일에는 오후 9시 이후 349명 늘어 최종 3천273명으로 마감됐다.
지난 7월 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은 좀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천211명) 이후 81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82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19∼25일)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천909명→1천604명→1천729명→1천720명→1천716명→2천431명→3천273명을 기록해 최소 1천600명 이상 나왔으며, 많게는 3천명 이상 나왔다. 해외유입 확진자를 제외하고 지역발생 확진자만 보면 일평균 2천29명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5일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어 "향후 1∼2주 동안은 확진자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유행이 감소세로 돌아설 때까지는 사적모임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방역당국이 하루 3천명대 이상 확진자 발생을 예상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4천명대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정 청장은 확진자 급증의 이유로 전파력이 높은 '델타형 변이'의 우세종 변환, 추석 전후 인구 이동 급증 , 진단검사 증가를 꼽았다.
방대본에 따르면 추석 전후 인구 이동량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지난해 연초(1월 3일∼2월 6일) 대비 12% 이상 늘었고, 4차 대유행 시작 직전인 올해 6월 말∼7월 초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고강도로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인구 이동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이다.
당국은 이번 주에 확산세를 억제하지 못할 경우 '위드 코로나' 등 큰 틀의 방역체계 전환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방역수칙 준수와 적극적인 백신 접종을 재차 요청했다.
정 청장은 "추가 전파를 최대한 억제해야 거리두기를 강화하지 않고,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가는 로드맵을 일정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접종 완료율이 70%를 넘는 10월 말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점진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은 상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