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에서 여성의 경제 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여성들이 운영하는 여성 전용 은행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24일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국 최초의 여성 전용 은행 '퍼스트 위민스 뱅크'(FWB)가 전날 시카고 웨스트타운 본사 사옥에서 리본 커팅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창립 기념 행사에는 로리 라이트풋(59) 시카고 시장도 참석했다.
또 1960년대 테니스 스타이자 여권 옹호론자인 빌리 진 킹(77)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은행 측은 "FWB는 설립·소유·경영을 모두 여성이 하는 미국내 최초의 은행"이라며 "성별에 따른 대출 격차 해소를 통해 여성 경제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FWB 공동 설립자이자 최고행정책임자(CAO)인 멜리사 와이든은 "여성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기업은 남성이 소유·운영하는 기업보다 대출 받기가 훨씬 더 어려워 자본에 대한 접근 기회가 제한돼있는 셈"이라며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여성 전용 은행의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장 겸 최고경영자(CEO) 메리앤 마코위츠는 "가족과 직원들을 먹여 살리고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여성 중소기업인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면서 "성평등 장려는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우리의 유전자(DNA)"라고 강조했다.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2019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3천여 소규모 사업체 가운데 약 42%가 여성 소유다.
FWB는 "최근 미국에서 여성이 소유한 기업은 전체 평균보다 2배 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이 기존 은행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FWB는 여성 사업가들에게 경영에 대한 조언과 네트워크 자원 등도 제공할 계획이며, 특히 유색인종 여성의 창업을 돕는 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작년 8월 FWB 설립을 승인했다.
FWB는 시카고에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처음 들어서는 신설 금융기관으로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라이트풋 시장은 FWB 창립식에서 "각계각층의 주민이 기회와 자본에 고루 접근할 수 있어야 도시 경제가 강해진다"며 "FWB가 여성에게 힘을 실어주고 도약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