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5조 사라진 김범수…한국 부자 순위도 밀렸다

입력 2021-09-21 06:49
수정 2021-09-21 07:49
한국 부자 1위 이재용 부회장
카카오 김범수 석 달 만에 2위로


국내 최고 부자 자리에 올랐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석 달 만에 선두 자리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다시 내줬다.

21일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 500대 부자 순위(20일 기준)를 보면 한국인 부자는 이재용 부회장(세계 212위), 김범수 의장(세계 225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세계 238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세계 434위), 김정주 넥슨 창업자(세계 476위) 등 5명으로 나타났다.

김범수 의장의 재산은 약 106억 달러(약 12조5천억원)로 이재용 부회장(약 111억 달러·약 13조1천억원)보다 약 5억 달러 적은 것으로 추산됐다.

앞서 지난 6월 14일 김범수 의장은 재산 약 127억 달러로 이재용 부회장(당시 약 126억 달러)을 처음 제치고 한국인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카카오 주가 급등으로 그가 직접 또는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카카오 지분 23.89%의 가치가 부풀었기 때문이다.

상반기 카카오 주가 상승률은 109.24%에 이르렀고 김범수 의장의 재산은 한때 약 148억 달러(6월 23일)까지 불어나 이재용 부회장(약 122억 달러)과 격차를 26억 달러로 넓혔다.

하지만 카카오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따른 '시장 독점·갑질 논란'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7일 금융당국과 여다이 카카오에 대해 규제 추진을 예고한 이후 카카오 주가는 17일까지 22.4%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15조3천522억원 감소했다.

그 결과 김범수 의장의 재산도 지난 14일 약 111억 달러로 줄어 이재용 부회장(약 112억 달러)에 다시 역전됐으며, 이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김 의장은 14일 발표한 상생 방안에서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고 이 회사에 재직 중인 자신의 가족들은 모두 퇴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케이큐브홀딩스의 구체적인 개편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만약 개편을 통해 이 회사 소유권이 김범수 의장 개인의 손에서 벗어나게 되면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 10.59%는 그의 재산에서 제외된다.

이 경우 김범수 의장의 재산은 직접 소유한 카카오 지분 13.3%, 7조654억원 어치로 줄어들게 된다.

또 부자 순위에서도 서정진 명예회장(재산 약 101억 달러·약 11조9천억원), 홍라희 여사(약 65억 달러·약 7조7천억원), 김정주 창업자(약 61억 달러·약 7조1천억원)보다 뒤처지게 된다.



한편 재벌닷컴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국내 상장사 주식 평가가치(17일 기준)는 14조7천260억원으로, 블룸버그는 그의 현금성 자산과 상속세 부담 등을 반영해 현재 재산을 111억 달러로 추산했다.

홍라희 여사도 상장사 주식은 10조8천449억원어치에 이르지만, 3조1천억원의 상속세 부담 등으로 인해 블룸버그 집계에서는 재산이 약 65억 달러로 평가됐다.

한국인 부자 3위 서정진 명예회장의 재산은 작년 말 약 151억 달러에서 현재 약 101억 달러로 올해 약 33% 줄었다.

그가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소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 주가는 올해 들어 27.79%, 23.26% 각각 하락했다.

김정주 창업자도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가가 올해 42.11% 급락하면서 재산이 작년 말 약 103억 달러에서 현재 약 61억 달러로 약 41%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상장·비상장 주식과 현금 등 각종 자산을 더하고 부채 및 상속세 등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부자 순위를 집계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