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약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추석 연휴를 맞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중심으로 확산세를 억제하던 이전의 명절과 달리 이번 추석에는 전 국민의 70%가 한 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상태에서 가족과 친지를 조금 더 자유롭게 만날 수 있게 됐다.
백신 접종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가족모임도 가능해졌다.
정부는 다만 접종 완료율이 아직 4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어 접종에 더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접종 속도전을 위해 최근 새롭게 허용한 '잔여 백신' 2차 접종의 경우 현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하루 23만명이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접종을 완료했다.
19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누적 1차 접종자는 3천607만5천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인구(작년 12월 기준 5천134만9천116명)의 70.3%, 접종 대상인 18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는 81.7% 수준이다.
3분기 주력 대상군인 40대 이하 접종에 속도가 붙으면서 접종률이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연령대별 접종률은 40대 73.7%, 18∼29세 71.0%, 30대 69.9% 등이다.
위탁위료기관 등에서 나오는 잔여 백신 활용으로 2차 접종자 수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부터 네이버·카카오 애플리케이션(앱)의 당일 신속 예약 서비스 또는 의료기관의 예비명단을 활용한 잔여 백신을 2차 접종에도 쓸 수 있도록 했는데 첫날 하루에만 23만100명이 잔여 백신으로 2차 접종을 마쳤다.
이는 당일 잔여 백신으로 1차 접종을 한 4만3천782명의 5.3배에 달한다.
현재 화이자,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은 1·2차 접종 간격이 6주로 돼 있는데 잔여 백신을 활용하면 간격을 2∼3주가량 단축할 수 있어 희망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1·2차 접종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1차 목표가 조기에 달성된 가운데 정부는 최근의 심각한 유행 상황을 감안해 접종 속도를 한층 더 높이기로 했다.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형' 변이가 4차 대유행을 주도하면서 연일 하루 2천명 안팎의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는 만큼 아직 1차 접종을 하지 않은 나머지 30%에 대한 접종을 최대한 서둘러 8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10월까지 접종 완료율 70%' 목표도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4분기 접종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앞서 임신부와 12∼17세 소아·청소년도 접종 대상자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는데 현재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는 접종의 이득과 위험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이들에게 접종 기회를 부여하되 접종을 강제하거나 유도하지는 않겠다는 원칙하에 교육부 등 관계 부처와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등 관련 학회와 세부 시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접종 완료 후 효과 보강을 위해 한 차례 더 맞는 추가 접종, 이른바 '부스터 샷' 계획 역시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세계 최초로 부스터 샷을 시작한 이스라엘에서는 부스터 샷 접종자만 벌써 3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다만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자문단이 최근 65세 이상 고령자와 중증을 앓을 위험이 큰 취약층에 대해서만 부스터 샷을 접종하도록 권고함에 따라 정부는 현재 다양한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추진단은 "추가 접종 실시 기준은 '기본접종 완료 후 6개월이 지난 대상자에게 접종 시행', 그리고 '면역저하자 등은 6개월 이전이라도 우선 실시 가능'의 기준을 정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접종 대상자 등 구체적인 접종 계획은 수립 중이며, 추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