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쓴 서울 집값…지금이라도 '영끌'해야할까 [부터뷰]

입력 2021-09-17 14:28
수정 2021-09-17 14:28


=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서 수도권 집값은 한 달만에 1.29% 올라 13년 만에 월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그렸습니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중순부터 9주 연속 최고치, 서울은 무려 67주 연속 상승 중입니다.

지금 전셋값이면 3년 전에 집을 살 수 있을 정도라고 하지만, 실거주해야 하는 사람들은 그럼에도 더 저렴한 집을 찾아야만 합니다. 무리한 대출을 끌어안기도 버겁고, 자산이 아직 덜 형성된 2030은 어떻게 해야할까요? 내집 마련하기 전 고민들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 '너나위'와의 인터뷰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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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QIkEqwLfbug



● 지금이라도 사야할까…감당못할 '영끌' 피하세요

샤이니 : 우리 MZ세대 뿐만 아니라 제 주변 친구들도 집 사는 거 포기한 경우가 많아요. 4~5년 전으로 되돌아가고 싶어 해요.

너나위 : 이런 관점은 없어져야 해요. 집을 아직 갖지 못했을 뿐인데 '너는 그동안 뭐했냐'라고 핀잔할 이유가 없어요. 정말 내 집이 정말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사는게 맞아요. 내가 살 거주 공간은 마련해야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죠. 이런 경우도 있겠죠. 종잣돈 1억 원은 모았는데 직장까지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찾아봐도 아파트 가격이 5억 원 넘어요. 이러면 살 수 없는 상황이예요. 이런 상황에 놓인 분들은 어쩔 수 없어요. 기다려야 해요.

그런데 제가 드리는 말씀이 '저는 이생망인가요? 끝났나요?' 이런 뜻으로 드리려는 게 아녜요. 여러분들이 기다리는 동안 할 수 있는 걸 해야한다는 거예요. 지금은 영끌해서 무리하면 안 될 시기예요. 기회가 왔을 때 잡은 사람, 성공한 사람의 특징이 뭘까요? 우선 과감해요. 그런데 더 중요한 현실적인 조건이 있죠. 돈이 있어야 기회를 잡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들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그 기간동안 돈을 모아야 해요.

2가지 방법이 있겠죠. 그 가운데 하나는 소극적인 것. 주로 절약해서 모으는 것이 해당되겠죠. 두 번째로 적극적인 방법은 소득을 더 늘리는 행동을 하는 거예요. 부업으로 수입을 늘리거나, 투자 여력이 있다면 주식 혹은 비싸지 않은 지방 부동산을 활용하는 방법 등 고민해봐야 해요.

샤이니 : 집을 구할 때 대출없이 살 수 없잖아요. 2030 세대가 대출을 활용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너나위 : 저는 집을 구할 때 은행 대출을 쓰지 않았어요. 현재 2030이라면 2가지 상황이 있겠죠.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을 받겠다면 오케이, 그런데 투자를 하기 위한 대출은 하지 마세요.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면 대출이 아닌 종잣돈을 모아서 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어요.

내집 마련을 위한 대출도 은행 대출이 아니라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정책 대출을 쓰면 규제지역에서도 LTV 한도는 70%까지, DSR 적용도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해요. 자격 기준을 먼저 확인하고 해당되는 조건이라면 정책대출을 먼저 활용하세요.



● 기회 붙잡으려면…리스크 감당할 실력 키우세요

샤이니 : 그럼 너나위님은 처음에 어떻게 투자를 시작하셨어요?

너나위 : 제가 처음 투자한 곳은 수도권 신축 아파트였어요. 당시에 매매가 4억 3,200만원의 집을 종잣돈 2천만원으로 거래했어요.

샤이니 : 네?! 어떻게 2천만원 갖고도 가능해요? 전세를 끼고 구한 건가요?

너나위 : 저는 투자를 시작하고 처음 9개월 동안엔 투자를 안 했어요. 계속 돌아다니고 공부하고 했죠. 첫 투자는 다행히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당시 전세가율이 거의 99%~95% 이랬어요. 그때만 해도 아무도 집을 사려하지 않았거든요. 2천만원으로 투자했던건 리스크를 감당하고 뛰어들어갔던 제 용기의 대가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불로소득이라고도 말하지만, 꼭 일을 해야만 돈을 버는 게 아녜요. 내가 리스크를 감당하려는 태도가 곧 돈이 되는 거예요. 돈이 될 수 있는 불씨, 가능성을 만드는 거예요.

제가 월급쟁이 시절일 땐 가장 두려워했던 게 그런 종류의 리스크였어요. 그런데 누군가는 용기를 내는 거죠. 그런 배경엔 수십 킬로미터씩 걸어서 답사하고 데이터 수집해서 공부하고, 종잣돈을 마련하려는 노력 등등 자기 인풋이 있는 거예요. 공부 안 하고 아는 게 없으면 어떻게 몇 천만원을 허투루 써요. '저 물건이 싼 것 같아', '내 판단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혹시 선택이 틀리더라도 감당하겠다는 마음으로 하는 거예요. 당시 저는 그런 마음으로 투자했고, 운 좋게도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면서 이후 투자를 이어나갈 수 있었죠.



● 하루 수십㎞ 답사…지도 꿰뚫을 정도 되어야

샤이니 : 현장 조사하실 때 몇 십킬로미터씩 걷고 되게 철저히 하시는 걸로 유명해요. 부동산 초보가 알아두면 좋은 노하우가 있을까요?

너나위 : 지도를 볼 줄 모르면서 부동산을 거래하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한 번 해보세요. 네이버 지도를 켜고, 지역을 검색해요. 강남구를 입력하면 구획을 따라서 빨갛게 표시되어서 뜨죠. 그러면 다시 지도를 천천히 확대해 가면서 어떤 건물이 있는지 모습이 상세히 떠오를 정도로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샤이니 : 아니, 그렇게까지 알아두어야 할 이유가 있나요?

너나위 : 왜 중요하냐면 투자를 하든 내집을 마련이든 같은 돈을 넣어서 더 좋은 걸 사는 것이 핵심이에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돈 주고 더 놓은 곳에 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잖아요. 그걸 구분할 줄 아는 경험과 능력이 생겨야 해요.

가령 이런 거예요. '강남'이라고 하면 누구든 당연히 좋다고들 하죠. 너무 쉬워요. 하지만 강남에서도 개포동, 대치동, 압구정...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곳 다 달라요. 왜 차이가 있는지, 값어치 있는 지역들은 뭐가 다른지 대중의 눈으로 파악할 줄 알아야 해요. 투자를 한다면 자산 늘려서 돈을 버는 것인데, 그러려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서 사야하겠죠. 그런 곳을 구분할 수 있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해요.



● 대중 좋아하는 곳이 정답…지방도 예외 아냐

샤이니 : 그러면 실거주할 곳을 찾을 때 꼭 피해야 할 곳을 꼽는다면 어떤 곳이 있을까요?

너나위 : 장기적으로 보고. 내집 마련 원칙을 지키세요. 그러고서 감당 가능한 대출을 받아서 무리하지 않고 필요한 집을 마련해야 해요. 만일 지방에 거주하는 분들이라면 조금 달라요. 너무 작은 도시들은 아파트 함부로 사시면 못 팔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도 알아두면 좋겠어요.

살펴보면 지방에 오래 거주해야 할 수 밖에 없는 분들이 계세요. 그렇다면 그 지역에서 동네 젊은 사람들이 다 가고 싶어하는 곳을 파악해보고, 그곳에 내집 마련을 하세요. 이런 말씀드리면 지역에 토박이 분들은 보통 '거기 비싸다'고 해요. '여기가 무슨 4억이나 간대요' 이렇게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구체적으로 전남 여수, 순천, 광양 목포로 보자면 목표는 남악 신도시, 순천 광양 여수엔 신대지구. 해당 도시뿐 아니라 전남권의 젊은 사람들이 다 가고 싶어하는 곳이에요. 크게 볼 때 인구 줄어드는 권역이긴 해요. 하지만, 그 안에 거주해야만 하는 청장년층, 삶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 이들이 모이는 곳, 선호하는 곳이 딱 정해져있어요. 1~3만 세대 정도 새 아파트가 있는 규모가 있는 신도시는 앞으로도 수요가 높은 곳이에요. 이런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수도권 보다 자산이 안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그런 차이를 최소화하려면 지역 내 신도시 위주로 집을 찾아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에요.



샤이니 : 마지막으로 시청자분들, MZ세대 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있다면?

너나위 : 여러분들 정말 고민많이 하시고 막막해 한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데 다 지나가요. 기회는 다시 찾아옵니다. 집값 올라서 힘든 시기도 언젠간 지나가요. 인생은 기니까 우리 지금 상황에 너무 낙담말고 용기를 가져야 해요. 다만 당부드리고 싶은 건 이런 말씀에 감정적으로 치유받는 것에 그치지는 않으셨으면 해요.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연습을 하시고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세요.

▶ 2030을 위한 채널 <돈립만세>에서 전체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