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뵙는다면 치매의 조기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살피는 게 좋겠다.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주변 사람을 괴롭히는 질환으로 악명이 높다. 2018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 환자로 추정될 만큼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질환이기도 하다.
치매 중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완치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약물 등으로 억제하거나 증상을 호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가족들이 힘들어하는 난폭 행동이나 수면장애, 의심, 환각, 우울 등의 정신행동 증상은 치료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65세 이상 고령의 부모님이 최근에 나눴던 대화 내용이나 했던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한 번쯤은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말을 할 때 단어를 떠올리지 못해 주저하거나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고,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하거나 익숙하게 처리해오던 일에 서툴러지는 경향이 생긴다면 주위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인지기능 저하 이외에도 치매 초기에는 우울해지거나 성격이 갑자기 변하는 경우가 흔한 편이다. 지속해서 의욕이 줄고 짜증이 늘었다면 우선 우울증을 의심해야 하지만 고령일 경우에는 치매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게 좋다. 이유 없이 의심이 늘어난 것도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다.
노년기에 나타나는 건망증은 무조건 다 치매의 조기 증상은 아니므로 적절히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하려면 대화에서 '힌트'를 제시했을 때 알아차리는지를 파악해보면 된다고 조언한다.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와 달리 건망증은 잊고 있었다가도 사건에 대한 일부 '힌트'를 주면 기억을 해내기 때문이다.
예컨대 어르신의 생일이나 가족 여행 등 특정 사건을 물었을 때 기억을 못 하는 듯하다면 당시 먹었던 메뉴나 장소 등 힌트를 제시해보면 된다.
이때 "아, 그랬지" "깜빡했네" 등의 반응이 이어지며 대화가 된다면 건망증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었나"라고 답하는 등 힌트를 줘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아예 없었던 일처럼 반응한다면 전문가를 찾는 게 좋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