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10분 만에 끝난 주총

입력 2021-09-14 10:12
수정 2021-09-14 10:22
남양유업 주총, 한앤컴퍼니 인사 선임안 부결
경영쇄신안 없이 10분만에 종료
다음달 임시주총 지배구조 개선 주목


14일 남양유업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한앤코) 측 인사를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등으로 선임하는 안건이 부결됐다.

남양유업은 이날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개최된 임시주총에서 정관 일부 변경과 이사 신규 선임 안건을 약 12분 만에 부결로 마무리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주총에 불참하고 대신 위임장을 통해 한앤코 측 인사 선임 반대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홍 회장의 지분은 51.68%로, 특수관계인까지 합하면 53.08%에 달한다.

이 같은 결과는 홍 회장이 한앤코에 남양유업을 팔려는 계획을 철회하고 지난달 말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예견됐다.

한앤코는 계약 이행 소송으로 맞서면서 양측의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번진 상황이다.

홍 회장의 회사 매각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남양유업은 이번 주총과 별도로 다음 달 임시주총을 열어 이사회를 재구성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오늘 주총에서는 쇄신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소집 공고를 거쳐 다음 달 중순께 임시주총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내이사는 홍 회장과 홍 회장 어머니 지송죽씨,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 이광범 대표 등 4명이다.

이중 홍 회장과 가족들이 모두 퇴진할지, 이미 사의를 밝힌 이 대표이사를 비롯한 일부만 퇴진할지 지켜봐야 한다.

홍 회장은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억제 효과 과장에 책임을 지고 지난 5월 초 사퇴 선언을 했지만,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홍 회장의 두 아들은 임원으로 복직하거나 승진하고 회사 매각도 이뤄지지 않아 경영 쇄신이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