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 주사만으로도 희귀병을 치료할 수 있는 초고가 유전자 치료제들이 국내에서 잇달아 사용 허가를 받으면서 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바티스는 올해 개인 맞춤형 항암제 '킴리아주', 근육병(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 유전성 망막변성 치료제 '럭스터나' 등 세 가지 유전자 치료제를 국내에서 허가받았다. 킴리아주와 졸겐스마는 각각 첨단바이오의약품 1호로 지정됐다.
이들 약은 단 한 번의 주사로 유전병을 일으키는 근본적인 원인인 변이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질환을 치료한다는 점에서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1회 투여당 미국에서 책정된 가격 기준 5억원(킴리아), 25억원(졸겐스마), 10억원(럭스터나)을 호가한다. 현재 국내 건강보험 급여 적용 대상이 아닌 만큼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꿈의 약'이다.
이런 고가약에 급여를 적용하기 위한 협상에서는 높은 약값을 받으려는 제약사와 가격을 낮추려는 건강보험 당국이 맞서 협상이 결렬되기도 한다.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쉽게 합의할 수 없는 문제라는 데에는 제약사와 건보는 물론 환자 단체도 공감한다. 그러나 협상에 적잖은 기간이 소요되면서 위중한 환자들이 치료 적기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환자단체와 경영계에서는 고가의 중증 질환 치료제에 보험 급여를 신속히 적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이전에는 고가약 논쟁의 핵심에 효과성 논란이 있었지만, 점점 효과에 이견이 없는 약들이 나오고 있다"며 "효능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다른 약들에도 보험이 적용되고 있는데,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고가약도 신속히 급여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석호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장은 "지금처럼 감기약에도 급여 적용하는 데 건보 재정을 쓰지 말고, 가계가 휘청거릴 정도로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희귀질환 및 중증 질환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