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용의자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 고문하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태국의 한 '부패 경찰'이 어마어마한 재산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티띠산 우타나폰(39) 전 경찰서장이 최소 6억 밧(약 214억원)에 달하는 재산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날 밝혔다.
티띠산 전 서장은 지난달 초 북부 나콘사완 경찰서에서 마약 용의자 치라퐁 타나피팟(24)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워 고문하다가 숨지게 했다.
그는 이 용의자에게 200만 밧(약 7천만원)을 뜯어내려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장면이 담긴 경찰서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이 한 경찰관의 '공익 제보'로 같은 달 하순 공개되면서 태국 사회에 파문이 일었다.
그러나 티띠산 전 서장은 마약 범죄 관련 정보를 얻어내려다 일어난 일이라면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티띠산 전 서장의 재산은 용의자 체포 보상금과 고급 차량 압류 및 경매 과정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언론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1년부터 약 7년간 밀반입된 고급차 368대를 압류해 처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티띠산 전 서장이 압류해 처리한 밀반입 고급차가 모두 410대로 늘어났다면서, 이와 관련한 돈의 흐름을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그의 호화 주택에서 고급차 5대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용의자 고문 살해 사건 이후 현지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티띠산 서장의 월급은 4만밧(약 143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방콕에 있는 그의 고급 주택 가격만 해도 6천만 밧(약 21억원)에 달했고, 집에는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고급 외제차가 13대나 있었다.
이 차들의 가격만 해도 1억 밧(약 36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티띠산 전 서장을 '조 페라리'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티띠산 전 서장이 4명의 다른 마약 용의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 여부를 포함해 다른 비리 행위 의혹들도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금까지 진행된 수사 결과를 국가반부패위원회에 이첩할 예정이다.
군과 함께 태국의 대표적인 '힘 있는' 기관으로 행세하는 경찰의 부정 부패상은 태국 사회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각종 비위와 부패 사건을 조사해야 할 경찰이 범법 행위의 당사자인 경우가 비일비재해 국민의 시각이 곱지 않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