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압박에 더 커진 불안심리..."서울 아파트 사자"

입력 2021-09-03 07:33
수정 2021-09-03 08:25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에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아파트 매수 심리는 더 강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라인과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3기 신도시 추가 택지 발표에 따른 기대감도 반영됐다.

전세는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난 우려를 키웠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8월 30일 조사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11.7로 지난주(110.8)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이 105.6에서 106.5로 오른 것을 비롯해 경기(113.1→114.0)와 인천(113.6→114.8) 모두 전주 대비 상승했다.

일부 시중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는 등 돈줄을 조이고 있지만, 수도권 전역에서 매수심리가 오히려 강해진 모습이다.

서울은 5개 권역 중 동북권이 110.0으로 가장 높았다. 동북권은 전주 대비 1.8포인트 오르며 7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매수심리가 뜨거운 지역으로 조사됐다.

동북권은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으로, 재건축·교통 호재가 있는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아파트값도 오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서북권이 104.3에서 104.0으로 내린 것을 제외하면 동북권과 서남권(105.2→105.7), 도심권(103.9→104.9), 동남권(103.2→104.2) 등이 모두 전주 대비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층고 제한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경기와 인천은 GTX 라인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경기는 이번 주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0.51% 오른 것을 비롯해 최근 7주 연속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경기는 오산(0.80%)·시흥(0.72%)·평택(0.68%)·의왕(0.67%)·화성시(0.67%)를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의왕과 군포, 안산 경계지와 화성 진안에 신도시급 신규택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인근 지역은 중개업소에 매수 문의가 급증하고 호가가 억 단위로 오르는 등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인천은 이번 주에도 연수구(0.59%), 서구(0.49%), 미추홀구(0.38%)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방의 아파트 매수심리도 강해지고 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103.1에서 104.1로, 경기를 제외한 8개 도는 104.9에서 105.2로 올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지방의 아파트 매수세도 강해지면서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만, 가격이 높지 않은 수준이어서 수도권처럼 수천만원씩 오르며 폭등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세 역시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5.3으로 전주보다 1.3포인트 높아졌다. 재작년 10월 넷째 주 이후 1년 10개월 동안 줄곧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만성적인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서울은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과 역세권 단지 위주로 신고가 거래가 발생하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경기는 106.8에서 107.2로 올랐고 인천은 106.0에서 105.1로 내렸다. 수도권 전체로는 105.8에서 106.4로 올랐다.

전국 기준으로는 104.4에서 104.9로 올라 작년 6월 다섯째 주 이후 1년 2개월 동안 기준선을 상회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