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돈줄 조이기, 테이퍼링에 대한 우려로 가파르게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경제 호전을 테이퍼링의 조건으로 내거는 우호적인 발언 덕분에 한때 달러당 1,190원선을 바라보던 환율은 한 달 이전 수준인 1,150원선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건 투자자들입니다. 환차익을 기대하고 달러 투자를 시작했다면 손해를 보는 구간에 있기 때문인데요. 예측하기 어렵고 좁은 폭에서 움직이는 달러에 투자하면서도 손절없이 운용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원/달러 환율의 상승-하락 사이클을 이용해 수익을 키워온 투자자 박성현 씨가 공개한 노하우를 '부터뷰' 인터뷰로 담았습니다.
(1편에서 이어집니다) https://youtu.be/9rQu6RaQqh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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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과 반대로 움직이는 환율…투자 적기는
샤이니 : 달러 투자를 꾸준히 해오셨다면 작년 팬데믹 기간은 한편으론 기회였을 것 같아요. 환율이 1,300원선 근처까지 크게 올랐었잖아요. 어떻게 투자를 하셨어요?
박성현 : 지난해엔 시장에 정말 큰 변동성이 있었죠.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주가와 원/달러 환율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짙어요. 주식 시장을 움직이는 주체인 외국인이 지분을 팔면 수익을 원화로 되돌려 받겠죠. 이때 다시 달러로 환전하려는 수요가 늘어납니다.
지난해 3~4월처럼 주가는 마구 내려가는데 이런 자금 유출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상황이 벌어져요. 이때 달러 투자도 했다면 수익을 방어할 기회가 만들어지는 셈이에요. 저는 당시에 많이 올랐던 달러를 팔아 수익을 얻고, 다시 주가가 가치보다 하락했던 종목에 담는 방식으로 두 번에 걸쳐 수익을 얻었습니다.
샤이니 : 주가와 환율이 반대로 움직인다면, 투자를 할 때 달러를 팔고 사기에 적당한 시점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박성현 : 맞아요. 1970년대 부터 지금까지 역대 원/달러 환율 차트를 쭉 펼쳐봤어요. 환율 추이를 보니 가장 환율이 낮을 때가 달러당 700원대였어요. 지금 생각하면 전 재산을 들여 투자했어야 하는 시기였던 거예요. 그러고 가장 환율이 높았던 때는 언제일까요?
샤이니 : 그건 IMF 외환위기 때 아닌가요?
박성현 : 네, 당시에 원/달러 환율이 약 1,700원까지 올라갔어요. 역대 최저 환율 700원과 최고 환율 1,700원, 두 가격의 중간을 내면 대략 달러당 1,200원이잖아요. 저는 그래서 단순하게 생각했죠. '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보다 낮을 때 달러를 사고, 그보다 높으면 매도해야겠다'라고 말이죠. 그런데 정말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이런 틀을 짜고 투자한 과정에서 달러 투자로 잃어본 적이 없어요.
샤이니 : 지금도 그 정도 환율을 기준 삼아도 될까요?
박성현 : 지금은 그 기준을 따르면 안 되고요, 저는 구간을 촘촘하게 확 좁혔어요. 최근 1년, 52주 가운데 가장 환율이 높을 때와 가장 낮은 때 중간을 따져요. 지금 환율로 대략 1,150원 정도 됩니다. 투자로 성과를 내려면 가격이 본래 가치보다 쌀 때 사서 가치에 수렴하거나 높아질 때 때 팔아야 이득을 봅니다. 달러화 가치를 참고하기에 좋은 지표로 '달러 인덱스'를 보면 됩니다.
달러 인덱스는 달러화와 주요 6개국 통화 교환 비율을 지수로 표기한 것이에요. 만일 달러 인덱스는 상승할 때 우리나라의 원/달러 환율이 낮다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달러보다 높은 시기이기 때문에 투자하기에 적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예 달러 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를 지수로 계산해서 비교하고 있어요.
샤이니 : 생각보다 어려운데.. 투자 초보도 할 수 있을까요?
박성현 : 달러 투자 초보자라면 되도록 이런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지 먼저 따져보세요. 원/달러 환율의 52주 차트 중 중간값보다 낮은 시기인가, 달러 인덱스 상에서 달러화 가치가 저평가인 시기인가, 이때 원/달러 환율은 오르는 추세인지 낮은 구간에 있는지를 보면 됩니다.
● 장기 투자만 고집 마세요…효과 강력한 '분할 매매'
샤이니 : 작년 4월에 달러를 팔고 이후 주식투자 시작했던 건 아직 갖고 계세요?
박성현 : 지금은 당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모두 팔고 달러 투자에 집중하고 있어요. 투자에서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현금도 종목'이라는 거예요. 현금은 들고 있으면 가치가 떨어진다라고도 하지만, 투자할 때 현금이 있다면 기회를 잡을 수 있어요.
샤이니 : 그렇지만 현금으로 우량한 주식을 계속 사들일 수도 있잖아요.
박성현 : 투자 고수들이 좋은 주식에 30년씩 묻어두라고 말씀하세요. 맞는 말씀이지만, 우린 고수가 아니잖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장기 투자를 못 견뎌요. 두 번째로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말 좋은 주식이 뭔지 가려내질 못해요.
좋은 주식인지도 모르는데 장기투자만 한다면 나중에 자칫 시간도 잃고 돈도 잃을 수 있어요. 주식 대가분들의 말씀도 맞지만, 제게 맞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만의 방식인 '세븐 스플릿' 투자를 구상해서 분할 매수, 분할 매도를 하는 방식을 씁니다.
샤이니 : 말 그대로 주식을 나눠서 사고, 나눠서 판다는 건가요?
박성현 : 가령 삼성전자가 주당 10만 원일 때 샀다고 쳐요. 좋은 주식이니까 가격이 더 떨어지면, 또 사서 평단가를 낮추겠죠. 그런데 이런 투자의 맹점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거예요. 만일 한 주에 10만 원에 샀던 주식이 5만 원으로 하락할 때 또 매수했다면 내 주식의 평단가는 7만 5천 원이 됩니다. 주가가 다시 7만 5천원이 되어야 본전이 돼요. 통상적으로 이렇게 가격이 회복하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그래서 저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제 방식은 평단가를 낮추는 게 아니라 계좌를 여러 개로 나누는 식이에요. 가령 1번 계좌는 주당 10만원에 산 주식, 2번 계좌는 9만원, 3번 계좌는 8만원에 산 주식을 담고서, 그 주식 가격이 하락하다 9만원으로 회복하면 그 수익난 3번 계좌만 바로 팔아요. 나머지는 더 오를 때까지 그냥 둡니다. 수익이 난 계좌는 가격이 떨어지면 다시 살 수 있겠죠. 이걸 달러 투자에도 그대로 적용한 겁니다.
마찬가지로 달러당 1,200원일때, 1,100원, 1,000원일 때 나눠서 투자하다가 환율이 다시 올라서 1,100원이 되면 1,000원에 산 것만 팔아 수익을 실현합니다. 더 오르면 나머지 투자금도 팔면 되고, 만일 도로 내려가면 다시 사서 기다리는 거예요. 이렇게 쪼개어 투자하면 오르든 내리든 어느 가격이든 투자할 수 있고, 여러차례 수익 기회를 잡을 수도 있어요.
● "한우물만 파지 말고 투자 경험을 늘리세요"
박성현 : 저는 달러 투자하는 동안 손절매를 안 해요. 왜냐하면 달러 투자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방이 뚜렷한 편이에요. 원화가 달러당 700원 밑으로 내려가는 건 우리 경제가 아무리 좋아져도 당장은 힘들겠죠.
샤이니 : 많이 내려갈 일이 거의 없고, 일정한 사이클을 이용한다는 거군요.
박성현 : 다만 주식이었다면 다르겠죠. 달러는 위험을 낮추기 위해 여러차례 나눠 투자하고 기다렸다가 수익을 회수해도 되지만, 주식은 상장폐지, 감자라는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같은 방식을 적용하긴 힘들어요.
샤이니 : 달러 환율이 많아야 하루에 몇 원 오르고 내리는 식인데, 웬만큼 투자금이 크지 않고선 수익을 체감하기 힘들 것도 같아요.
박성현 : 저는 처음엔 100만 원 정도로 투자를 했어요. 당시에 100만 원어치를 환전해 투자했는데 4원이 올라서, 대략 4천 원의 수익을 봤어요. 그런데 달러 투자는 한 번만 하고 그만두는 게 아니거든요. 하루에 가령 5번씩 하면 2만 원이죠. 내일도 그 다음날도 수익을 낼 기회가 있어요. 이렇게 투자를 늘려오다가 지금은 하루에 10만 달러를 한 번에 합니다. 대략 5원씩 오르면 50만원 정도 들어오는 거예요. 몇 원 변동이 결코 적은 게 아닙니다.
꼭 달러만 해야 한다고 말씀 드리는 것도 아니에요. 제가 만든 말인데 말씀드리자면.. '한 우물을 파면 한 우물만 갖게 된다'는 거예요. 투자라는 건 딱 한 가지 답만 고를 필요는 없어요. 저는 달러로 자산을 불린 경험을 말하지만 나이가 더 젊다면 주식, 가치투자, 모멘텀, 부동산 등등 경험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셔야 해요. 작은 돈으로 성공 경험을 쌓고 공부하면서 장기투자로 이어가면 분명히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실력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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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vgnFPSeef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