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HMM 해상노조에 이어 육상노조까지 파업안을 통과시키면서 수출입 물동량의 99%를 차지하는 바닷길이 위태롭게 됐습니다.
벼랑 끝 대치 속에 노조와 회사는 내일(1일)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했는데요. 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승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늘(31일) 오전 8시까지 진행된 HMM 육상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
전체 조합원 791명 중 755명이 참여해 97.9%(739명)라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됐습니다.
HMM 해상노조는 이미 지난 22일 파업안을 통과시킨 바 있어, 육상노조와 해상노조 모두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회사 측이 8% 임금 인상과 격려금 300%, 장려금 200% 지급 등의 수정안을 내놨지만 직원들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김진만 / HMM육상노조 위원장 :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희망을 갖도록 북돋아 주는 것이 필요하고요.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되지 않으면 HMM은 계속해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고, 우리나라의 해운 발전은 더디거나 도태될 겁니다.]
두 노조는 내일(1일) 사측과 추가 협상 테이블에 앉습니다.
다만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타결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파업이 이뤄질 경우 HMM 사측이 예상한 피해액은 3주 만에 약 6,800억 원에 달합니다.
나아가 초유의 물류대란은 물론 우리 경제 전반의 치명타가 불가피하단 분석입니다.
연간 수출입 물량의 99.7%가 해상으로 이동하는 만큼 바닷길은 국내 산업 활동의 대동맥이라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엔 수출화물을 실을 배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출업체들이 입을 손실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해양수산부가 HMM노사 및 채권단인 산업은행 등에 대한 설득에 나선 이유입니다.
[한종길 / 성결대학교 글로벌물류학부 교수 : (파업을 하면)파트너들이 HMM을 믿겠습니까? '아, 너희 옛날에 한진해운과 똑같구나' 할 겁니다. 그러면 죽는 거예요. 산업은행이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파업하려면 해봐라, 회사 망하면 너희만 나쁘지 우리가 나쁠 게 있냐'라면서 배짱인 건지는 모르겠는데…합의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HMM 경영진은 물론 산은과 정부의 책임론이 나올 수 있어, 양측 중재에 안간힘을 쓰는 상황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