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니지의 저주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리니지의 저주' 입니다.
<앵커>
엔씨소프트가 지난 26일 '블레이드앤소울2'를 출시했는데요.
하반기 신작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엔씨의 주가는 신작이 출시된 이후 3거래일간 23%나 하락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 이유가 바로 '리니지의 저주'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주당 80만원 하던 게 한 주 만에 60만원 대로 낮아졌으니까 엄청난 하락폭입니다.
그런데 엔씨의 주가하락은 리니지의 저주다? 이게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이번 신작인 블소2의 뚜껑을 열어보니까 기존의 리니지 시리즈의 과금 체계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리니지는 앞서 과도하게 과금을 유도해서 논란이 됐고,
여론의 뭇매를 맞아 엔씨는 앞으로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공언해 왔거든요.
그런데 신작에 유사한 모델을 또 한 번 적용하면서 이용자들이 게임을 외면하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실제로 출시 다음날인 276일에는 구글플레이 매출 11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
<앵커>
과금 문제를 이용자들이 그렇게 지적을 했는데 귀담아 듣지 않았나 보네요.
리니지와 유사한 모델이라는 게 어떤 걸 말하는 겁니까?
<기자>
이용자들이 문제를 삼고 나선 것은 게임 캐릭터의 성장 속도를 높이는 영기라는 시스템입니다.
당연히 유료 아이템이고요.
시즌 패스를 지속적으로 구매하면 영기 활성화 시간은 계속 유지되지만, 사지 않은 이용자들은 추가 경험치나 대화 획득률 증가 시간을 제한받게 됩니다.
또 중요한 것이 비각인 아이템, 그러니까 거래 가능한 아이템도 얻을 수 없다는 점인데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의 특성상 자신이 키우는 캐릭터의 성장에 맞춰서 필요한 아이템도 달라지는데,
블소2에서는 시즌패스를 구매해 영기 시스템을 활성화해야지만 거래 가능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게임에 돈을 쓰지 않은 무과금 이용자는 아이템을 획득하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앵커>
과금을 안하면 제약이 많은 게임이다, 이거군요.
이용자들 불만에 대해서 엔씨 측도 대응에 나섰다고요?
<기자>
김택진 대표까지 나서서 직접 회의를 주재하며 관련 대책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결국 영기 시스템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됐습니다.
시즌패스 상품을 구매한 것과는 상관없이 거래 가능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했고, 모든 이용자에게 아이템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주가 하락세가 다소 진정된 모습인데
증권가는 엔씨소프트의 앞으로 전망, 어떻게 보고 있는 상황입니까?
<기자>
냉담한 시장 반응에 증권가에서도 블소2를 내놓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습니다.
현대차증권은 30일 보고서에서 기존 102만원이었던 엔씨소프트 목표가를 84만원으로 낮추면서
"블소2의 과금 체계와 게임성에 대한 유저들의 비판을 고려하면 향후 출시될 신작의 흥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3분기와 올해 실적 눈높이는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베스트증권은 목표 주가를 109만원에서 70만원으로, 삼성증권은 91만원에서 72만원으로 낮췄습니다.
또 한국투자증권도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려 잡았습니다.
<앵커>
하지만 아직까지 흥행에 실패했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현재 블소2는 일평균 2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가 11위에서 이제눈 4위까지 상승하기도 했고요.
리니지2M보다는 낮지만, 경쟁사인 넷마을 '제2의나라'보다는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또 회사 측에서도 이번에 이례적으로 발 빠른 대응을 하면서 블소2의 반전이 여지가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이번 엔씨의 주가가 하락한 것이 소비자들의 외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대응을 해서 떠나는 유저를 잡아둘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결국에는 이런 도박에 가까운 영업방식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미래가 어둡다는 게 입증된 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