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년 적자로 속을 썩였던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기지개를 켤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부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해마다 3~4천억 원대 적자를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 흑자를 내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적자의 원인으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이 아직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점이 꼽힙니다.
경쟁사들이 일찌감치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것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에서야 배터리 사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올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 능력은 연간 40기가와트시(GWh)로 LG에너지솔루션(120기가와트시)이나 중국 배터리 업체 CATL(65.5기가와트시)에 못 미칩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배터리 사업의 규모가 확장되며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와 합작사 설립을 하고 미국 두 곳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데 이어 추가로 유럽에도 공장 건설을 준비 중입니다.
사업 확대를 통해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5년 지금의 5배인 200기가와트시까지 대폭 늘어날 전망입니다.
수주 잔고만 놓고 보면 130조 원 수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180조 원)과 CATL(100조 원)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로 많습니다.
증권가에선 내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부의 영업이익이 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창현 / IBK투자증권 연구원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이 올해 하반기 들어서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마찬가지로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고정비 원가 부담이 줄어드는 부분이 있고, 그에 기반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20만 원대에 머물러 있는 주가 역시 내년 초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란 관측입니다.
특히 오는 10월 배터리 사업부가 물적분할하는데 주주가치가 희석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분석입니다.
[황규원 / 유안타증권 연구원 : 사업 모델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SK이노베이션이 분사된다는 전제는 너무 가혹한 전망인 것 같고요. 오히려 성장성이 담보된 배터리 소재 부분에 대한 투자가 성장성을 추가로 확보하는 부분이 지주사 SK이노베이션의 새로운 성장 가치로 부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부의 지분을 얼마나 가져갈 지와 LG에너지솔루션의 성공적인 상장 여부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