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기준 금리 이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2년9개월만이고, 코로나 이후 아시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금리를 올린거에요.
초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볼 수 있을까요?
<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이제 관심은 앞으로 얼마나 더 올릴지, 그 인상폭과 속도가 될 겁니다.
올핸 10월과 11월, 이렇게 두차례 금융통화위원회가 남았는데요.
급격한 속도와 폭은 아니겠지만, 시장에선 내년 3월인 대통령선거와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 등을 고려하면 연내 한차례 정도 더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후 새 정부에서 한차례 더 올리는 점진적 대응을 예상하는데요.
코로나19 변수가 있긴 합니다만, 그동안 경기방어 차원에서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통화당국이 주도한 초저금리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리게됐다는 분석이 대체적입니다.
<앵커>
가계빚이 1800조원으로 불어난 상황이에요.
기준금리 인상으로 빚이 많은 가계는 이자부담이 늘어날까 걱정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자부담이 얼마나 늘까요?
<기자>
실제 지난 1년새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이미 1%포인트나 뛰었습니다.
선반영이 된 것이지만, 그렇다 해도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출을 줄이라고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고, 기준금리까지 올랐으니 이제 대출금리 인상 속도는 더 올라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문제는 가계대출의 80% 이상은 변동금리라서, 금리가 오르면 고스란히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단순계산하면 금리가 0.25%p만 올라도 이자는 3조1천억원이 불어나게 됩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개인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전체 가계대출 이자는 11조8천억원,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도 5조2천억원 커지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들어 대출이 더 늘었으니까, 이를 반영하면 이자 부담 규모는 더 늘었을 겁니다.
<앵커>
경제주체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데 자칫 소비에 부담을 줘 경제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없지 않은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올려도 아직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이다, 경제주체들이 이자를 부담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주체들이 이자를 감당하고 또 빚을 줄이면 되는데 그럴 수 없는 한계 상황이거나 또는 소비를 줄여가며 이자부담을 견디게 된다면,
과열된 자산시장을 냉각시키기 위해 단행한 금리인상이 자칫 저소득층과 한계기업 어려움만 가중시키고, 경기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도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바꾼 것은 이자 부담을 늘려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진정시키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과열을 식히겠다는 건데...실효성이 있을까요?
<기자>
먼저 가계대출이 왜 늘었는지를 볼 필요가 있을텐데요.
빚을 내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한 수요도 크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나 가게운영자금 등 불가피한 자금수요도 많거든요.
또 금리 0.25%포인트 올라도 부동산 가격이 더 많이 오를거다는 기대감이 큰 투자수요도 많거든요.
그래서 금리가 오르면 자산가격은 떨어지는게 이론상 맞는데, 과거 데이터를 보면 현실은 좀 다를 수 있다는 거죠.
실제 과거 금리 인상 시기에도 집값은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좀 보면 1차 금리인상기라고 할 수 있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기준금리가 1.75%포인트 오르는 동안 집값은 14.2% 올랐고요,
2차와 3차 금리인상기에도 인상폭이 덜하긴 했지만 집값은 오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주택가격 오름세를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할수 있다"면서도 "여러가지 정부 정책이 같이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금리정책으로만 집값 잡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다만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초저금리 시대가 끝났다',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니 좀 지켜볼 필요는 있겠다는 의견도 없지 않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을 두고 "첫발을 뗀 것"이라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더 짚어볼 부분은, 경제당국과 통화당국간 엇박자에요. 한은은 돈줄을 죄고 있는데, 정부는 내년에도 초슈퍼예산을 예고하고 있잖아요?
<기자>
말씀하신대로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회수에 나섰는데, 정부는 내년에 예산을 8%대 늘린 600조원대로 편성하면서 확장재정을 추진하고 있기 했기 때문이죠.
지난달에도 엇박자 논란이 불거지자 홍남기 부총리와 이주열 한은총재가 2년 7개월만에 긴급회동을 했죠.
통화정책과 경제정책은 상호 보완해서 운영하는 거라며 공조를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문제는 한쪽에선 돈줄을 죄면서 한쪽에선 돈을 풀면 정책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엇박자 논란은 커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