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투자자들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초미의 관심사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청사진을 내놓거나 최소한 힌트라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장관, 저명 학자들이 매년 머리를 맞대는 행사인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오직 파월 의장의 입에만 시장과 언론의 초점이 모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에 관한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분위기이다.
연준이 테이퍼링 시작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물가·고용 목표를 향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포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의 유행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참석자가 연내 테이퍼링 시작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나 조기 착수에 힘이 실리는 듯했으나,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이런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따라 월가의 전문가들도 연준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에 브레이크를 걸 가능성에 대해 몇 주 전만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폭스비즈니스가 25일 보도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막판에 오프라인 행사를 포기하고 하루짜리 온라인 행사로 급변경한 것도 이러한 시각에 무게를 실었다.
컨설팅회사 RSM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폭스비즈니스에 "시장이 갈망하는 테이퍼링의 시기, 규모, 로드맵에 관해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아마도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과 벤 버냉키가 잭슨홀을 주요 정책 발표의 무대로 활용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번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파월 의장은 7월 FOMC에서 내놨던 경제 전망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연설을 하는 데 그칠 것으로 브루수엘라스는 관측했다.
TD증권의 프리야 미스라도 뉴욕타임스(NYT)에 "2∼3개월 전만 해도 잭슨홀에서 완전한 테이퍼링 계획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제는 사람들이 경제 전망과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 내에서도 집값 급등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고려해 서둘러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물가 급상승은 일시적이기 때문에 고용 회복을 위해 좀 더 돈을 풀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 파월 의장으로서는 섣불리 방향을 제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잭슨홀 심포지엄보다는 9월 FOMC 회의가 미 통화정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더 중요한 행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