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관계 알렸다'고 맞아 숨진 딸, 가해자는 응급구조사"

입력 2021-08-25 15:59


남자친구의 폭력으로 2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유족이 데이트폭력을 엄벌하는 입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전날 작성된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사망한 딸의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 이날 오후 3시까지 9만4천여명이 동의했다.

피해자의 엄마라고 밝힌 작성자는 "26살,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피해자는 첫 월급을 받고 엄마, 아빠, 외할머니 선물을 뭘 할까 고민하던 착한 아이였다"면서 "가해자는 운동을 즐겨 하며 응급구조사 자격증이 있는 건장한 30살 청년"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이나 여성 등 약자에게 가하는 폭력은 살인과 다름없다"며 "여성을 무참히 폭행해 죽음에 이르게 한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신상공개를 촉구한다. 연인관계에서 사회적 약자를 폭행하는 범죄에 대해 엄벌하는 데이트폭력가중처벌법 신설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 A씨는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 로비에서 피해자인 여자친구와 말다툼을 하다 머리 등 신체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상해)로 입건돼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피해자는 폭행 후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달 17일 사망했다.

피해자 측은 A씨가 '왜 연인관계라는 것을 알렸나'라며 화를 내면서 피해자를 폭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초 A씨에게 상해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27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등 이유로 기각했다.

경찰은 죄명을 상해치사로 바꾸고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국민청원 게시판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