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발생한 미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사고가 건물의 방수시설 및 콘크리트 결함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지난해 아파트를 관리했던 수리공의 인터뷰를 공개하며 아파트 내 방수시설이 당초 취약했다고 밝혔다.
대서양을 직접 마주하고 있는 플로리다 서프사이드의 건물은 방수시설이 특히 중요하다. 방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 건물에 빗물과 바닷물이 스며들어 건물을 지탱하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건물을 관리했던 수리공 역시 건물 내 방수시설 부족으로 인해 콘크리트 열화 현상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사고 이후 현재까지 미 당국 관계자들은 아파트 붕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얇은 기둥, 오래된 콘크리트, 부족한 방수시설 등 다양한 원인이 지목되고 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는 특정한 개별 원인보다 수많은 요소가 합쳐져 건물 자체 붕괴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베르토 레온 버지니아 공대 교수 역시 "붕괴 요소는 마치 눈덩이와 같다"며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방수 공사가 잘못될 경우 균열 누수에 따른 구조체 침식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지반 침하로 이어져 많은 건물에 싱크홀 등 중대 재해를 발생시킨다. 해변가 근처에 방수 공사가 특히나 중요한 이유다.
현재 전문가들은 플로리다 지역에 있는 다른 건물에서도 이 같은 붕괴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프리차드 건설업체 변호사는 "1980년대 당시 플로리다에 지어진 건물들은 대부분 방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며, 이 시기 지어진 건물들이 플로리다 내 아직 많이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 미 플로리다에서는 12층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가 무너져 98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수평으로 무너지는 '팬케이크 붕괴'가 건물에서 발생하며 인명 피해를 더욱 키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