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트코인 채굴 규제후 각국 채굴업체들 '반사이익'

입력 2021-08-24 16:08
수정 2021-08-24 16:08
채굴업체 경쟁사 퇴장에 수익성 높아져


전세계 비트코인 '광부'들이 중국의 탄소배출 감소 노력에 따른 채굴 규제 조치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전세계 최대 규모였던 중국의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중국 당국의 규"제로 큰 타격을 받았는데, 중국 당국의 채굴 단속으로 중국의 채굴장들이 사라지면서 그 빈자리를 다른 국가 채굴기업들이 가져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중국 당국은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채굴에 동원되는 연산력)가 1억8,600만TH/s로 정점을 찍었던 지난 5월 이후 채굴 단속을 시작했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CBDC를 지지하는 동시에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민간 가상화폐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조치였다. 실제로 중국 당국의 규제 이후 중국의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7월 초 8,500만TH/s까지 떨어지면서 2년 만에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채굴업체들은 중국의 채굴 규제에 대해 "중국은 비트코인 채굴량이 전체 채굴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전세계 최대 비트코인 생산국이었는데 중국 당국의 채굴 규제는 다른 경쟁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북미 비트코인 채굴회사 '헛 8 마이닝'의 셰인 다우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루 평균 비트코인 채굴량을 파이로 놓고 봤을 때, 파이의 크기는 변함이 없지만 파이를 먹으려는 인원이 대폭 줄어서 한 사람이 더 큰 파이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비유했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고사양 컴퓨터로 매일 새로운 비트코인을 채굴하지만 하루에 채굴할 수 있는 비트코인 수가 정해져 있어서 경쟁사가 적을수록 채굴 난이도가 쉽고 저렴해진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수익성은 비트코인 가격과 채굴에 필요한 전기세, 그리고 채굴 속도에 달려 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6-7월에 기록했던 3만 달러에서 현재 5만 달러 수준까지 회복한 것은 채굴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유럽에서 최대 규모의 비트코인 채굴장을 소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회사 리안 그룹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해 "우리가 보유한 채굴장의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 것과 같다"고 말했다.

헛 8 마이닝은 비트코인 상승으로 큰 수혜를 보고 있는 회사 중 하나다. 헛 8 마이닝은 채굴 매출 급증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41%나 상승했는데 헛 8 마이닝은 "중국 당국의 규제로 6-7월 채굴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영국에 본사를 둔 비트코인 채굴업체 아르고 블록체인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180% 증했다고 전하면서 "채굴장 규모를 늘리지 않고도 더 많은 코인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채굴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채굴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 문제로,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소비지수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에너지 소비량은 전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0.4%를 차지하는데 이는 핀란드나 벨기에에서 매년 소비되는 전기량 보다 많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캔드리암의 애널리스트들은 환경, 사회, 정치적 문제와 관련된 투자 기준을 언급하며 "현재 상황으로 볼 때 가상화폐는 각국 정부의 ESG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