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돌아설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다.
여기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이 처음으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정식 승인을 받은 효과로 미국 뉴욕증시가 들썩였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5.63포인트(0.61%) 오른 35,335.7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7.86포인트(0.85%) 오른 4,479.53에,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27.99포인트(1.55%) 오른 14,942.6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은 15,000선에 육박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최근 뉴욕증시를 짓누른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우려가 완화된 가운데 FDA의 정식 승인으로 백신 접종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훈풍을 몰고 왔다.
지난 18일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월 1천200억 달러의 채권 매입 규모를 오는 11월부터 줄여나가기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렸으나, 델타 변이 확산을 고려해 이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히는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델타 변이 유행이 지속될 경우 "일찌감치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는 자신의 종전 견해를 바꿀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시장의 이목이 쏠린 오는 26∼27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아예 테이퍼링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FDA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백신을 정식 승인하면서 백신 관련주와 여행주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바이오엔테크는 9.6%, 화이자는 2.5% 각각 올랐고 또 다른 백신 제조사 모더나도 7.6% 급등했다. 심지어 화이자가 인수하기로 한 트릴리움 테라퓨틱스는 188.8% 폭등 마감했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와 크루즈 선사들도 오랜만에 2∼4%대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가 5.6%(3.50달러) 급등해 배럴당 65달러를 재돌파한 데 힘입어 에너지주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6.9%, 다이아몬드백에너지는 5.9% 각각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