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S안되면 ARS로 거래하세요"..증권사, 거래지연은 '나몰라'

입력 2021-08-23 17:18
수정 2021-08-23 17:18
<앵커>

추가적으로 증권부 지수희 기자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일단 금융당국이 잦은 증권사의 전산사고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건데 전산사고가 올해도 벌써 수차례 있었죠?

<기자>

우선 대어급 IPO가 많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올해만 크게 4건이 있었습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나 SKIET, 카카오뱅크의 공모주 청약일이나 상장일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로그인이 안되는 등 거래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앞서 보셨듯이 문제는 이같은 전산장애가 올해가 처음이 아니라는 건데요.

전산장애 민원건수가 계속 늘고 있어 증권사들도 계속 투자를 늘리고 있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접속이 늘어나는 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증권사 전산 장애는 사실 한 두 해 발생한 일이 아닌데 왜 해결이 안되는 겁니까?

문제는 고객 접속이 늘어날 것은 이미 예상되는 일인데, 그것까지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이 왜 안돼는거죠?

<기자>

앞서 문형민기자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해결이 될만한 구조가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증권사들도 매년 IT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고, 금융당국도 적극적으로 사고 방지를 위해 나서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올해 10개 증권사의 상반기 전산관리비는 18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08% 늘었습니다.

동학개미 열풍이 불기 전인 2019년에 비교하면 30% 가까이 늘었는데요.

하지만 10대 증권사의 상반기 순익은 4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비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전산투자 증가는 소폭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번만큼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다는 얘기군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또 전산장애가 없을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전산 장애가 발생했을 때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합니까?

<기자>

증권사들은 대부분 전산 사고에 대해 피해를 보상하는 규정들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배상책임이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피해를 봤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고객이 직접 수집해야 합니다.

우선 내가 원하는 시간에 거래를 못했다는 기록을 남겨야합니다.

접속불가 메시지를 캡쳐하거나 로그인이 안되는 상황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캡쳐하는 것 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사진이나 동영상은 보통 휴대폰으로 거래할 경우에는 자신의 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것이 쉽지는 않을텐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접속 오류 상황들을 수집을 해야하고요.

증권사들은 MTS뿐 아니라 HTS, 고객센터, 지점 등 다양한 대체 거래 방안을 마련해 두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장 첫날 거래가 몰릴 것이 예상되는 때에는 MTS에만 의지하지 말고, HTS나 고객센터 ARS, 지점 방문까지도 고려해야한다는 얘기입니다.

그후에는 고객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시간, 주문 종류, 종목, 가격 수량 등을 자세히 알려야 합니다.

대체거래를 통해서도 거래를 못했다면 중요한 것은 전산장애복구 후 원래 하려던 주문을 완료해야합니다.

그래야 원래 하려던 거래와 비교해 차액비교 등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생각보다 복잡하군요.

사실 온라인 장애가 생겼을 때 고객들이 당황할 수 있는데, 이럴때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지점 방문까지 고려해야 한다니 사실상 해결책이라고 하기는 무리인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에는 온라인에 장애가 생겼다고 해도 대체 거래, 즉 고객센터나 지점을 통해서 거래가 가능했을 때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의 보상 규정인데요.



일단 장애가 발생했다면 대체수단을 활용해야하고 대체수단을 통해서 거래가 가능했던 경우는 보상에서 예외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고객센터에 전화가 몰리면서 체결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서는 주문장애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KB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등 대분의 증권사들이 이런 규정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종목의 경우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하기도 하는데 그런 상황에 전화를 해야하고, 또 전화 폭주로 연결이 안되는 동안 시세차는 또 보상받을 수 없다고 하니깐 사실상 보상을 제대로 해주지 않겠다는 얘기처럼 들리는데요.

인기를 끌었던 카뱅같은 경우 개장하자마자 가격이 올라서 얼마안돼 상한가로 직행했는데 고객들은 전화연결이 늦게되서 높은 가격에 산 사람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는 거네요.

<기자>

네, 그런데 또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 것은 신규 매수 주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보상을 하지 않는 다는 점입니다.

대체로 매도 주문, 원하는 시간에 팔지 못해서 손실을 봤다거나 정정이나 취소를 했는데 장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거나 하는 경우가 보상 대상입니다.

사고싶었지만 장애로 못산 경우는 아쉽지만 피해라고 인정하지는 않겠다는 것입니다.

증권사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증권사 관계자 : 접속하려는 기록은 남아있는데 "원래 매수하려고 했어" 라고 했을 때 다 보상하게 되면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매수자의 기회비용에 대해서는 보상을 안해줘요. ]

<앵커>

네, 사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는 또 보상을 받지 못하는군요 .

<기자>

네, 사실 카뱅의 경우 첫날 개장과 동시에 매수를 못했고, 상한가로 마감해서 비싼 가격에 샀다고 해도 이후 계속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에 이걸 피해라고 규정하기는 어려운 상황들이 있습니다 .

그래서 대부분 증권사들이 매수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는 증권사의 전산장애가 발생했을 때 개인들 스스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개선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듯이 정치권에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해서 규정을 명확히 하는 개정안에 나섰는데요.

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가 시대에 맞는 규정을 마련해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네, 증권부 지수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