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심야에 '곧 정리된다' 녹취록 공개…원희룡 반박

입력 2021-08-18 06:46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금방 정리된다'고 했다는 원 전 지사의 주장을 둘러싼 양측간 진실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 대표는 17일밤 11시16분께 페이스북에 지난 10일 이뤄진 원 전 지사와의 통화를 녹취한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그는 "클로바노트에 넣은 상태 그대로"라며 "참석자 1이 저고 참석자 2가 지사님이다"라고 설명했다.

클로바노트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녹음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서비스이다.

녹취록을 보면 원 전 지사는 경선 과정의 갈등을 우려한 듯 "우리 캠프로 지금 싸우는 사람들, 나중에 다 알아야 될 사람들이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너무 걱정 마십시오"라며 "저쪽에서 입당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가지고 세게 세게 얘기하는 거지, 예 저거 지금 저희하고 여의도 연구원 내부조사하고 안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저쪽'은 맥락상 윤 전 총장 측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저거 곧 정리됩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의 주장은 주어인 '저거'가 윤 전 총장이 아닌 경선 과정의 갈등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녹취록을 공개하기에 앞서 한 국회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윤석열) 캠프와의 갈등 상황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곧 그런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고 한 것"이라며 원 전 지사를 향해 "자신 있다면 주어가 윤 전 총장이었다고 확실히 답하라"며 정면 반박에 나선 바 있다.

이 대표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원 전 지사에게 누차 연락을 드렸으나 연결이 안 돼 이제 국민의 판단에 맡기고 당 개혁 작업을 위해 내일부터는 또 새로운 구상에 매진하겠다"며 "힘든 것은 없고, 각오했던 것이기에 개혁으로 성과를 만들어 보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내에 며칠 간 있었던 안 좋은 모습은 모두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이것으로 당내 상호 간 공격이나 날선 공방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원 전 지사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정리된다'는 말은 갈등이 정리된다는 게 아니라 후보로서의 지속성이 정리된다는 뜻"이라며 "앞뒤 워딩도 있는데 그것을 옮기고 싶지 않다"고 언급, 이 대표와는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원 전 지사는 "제 기억과 양심, 모두를 걸고 책임질 수 있는 내용"이라면서 "특정 주자에 대해 (그렇게 언급)하는 부분이 충격이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11시12분께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18일 오전 9시 이 대표 발언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