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7월 소매판매 부진에 이어 월마트, 홈디포 등의 2분기 실적 호조에도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면서 하락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를 하루 앞두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시선이 집중됐지만, 통화정책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
17일(미 동부시간) 장 마감 무렵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2.12(0.79%) 하락한 35,343.2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1.63포인트(0.71%) 하락한 4,448.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7.58포인트(0.93%) 내린 14,656.1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전일까지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했지만, 이날은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이 주목받는 가운데 7월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주가지수는 레벨을 낮췄다.
투자자들은 미국 7월 소매판매와 기업재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설, 대형 소매기업 실적 발표, 코로나19 확산 등에 주목했다.
이날 오전 발표된 미국 7월 소매판매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7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3% 감소보다 감소 폭이 컸다.
지난 6월 기업재고(계절조정)는 전월 대비 0.8% 늘어난 2조574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0.8% 증가에 부합했다.
대형 소매기업 실적발표에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날 발표된 월마트의 2분기 실적은 호조를 보였다. 월마트의 2분기 매출은 1천410억5천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7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추정한 예상 매출 1천371억7천만 달러와 주당 1.57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예상을 웃돈 실적을 발표한 월마트의 주가는 장 초반 전일 대비 1%가량 올랐지만 장 후반에는 하락 전환했다.
홈디포는 이날 월가 예상치를 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4% 이상 하락했다.
홈디포는 지난 2분기에 매출 411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고, 이는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2분기 순이익도 48억1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많았다.
하지만 2분기 미국 동일 점포 매출은 3.4% 증가해 전년 동기 25% 급증한 것과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데다, 팬데믹에서 회복되면서 사람들이 주택 개량을 위한 소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미국 FOMC 의사록 발표를 하루 앞두고 주목을 받았던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은 통화정책에 대한 별다른 언급 없이 지나갔다.
파월 의장은 이날 교사, 학생들과의 화상 타운홀 미팅에서 "델타 변이 확산이 경제에 갖는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팬데믹은 특별한 시기이며, 특별한 세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일 장중 주가지수 조정의 빌미가 됐던 아프가니스탄 관련 지정학적리스크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문화위원회 소속 에나물라 사망가니의 명의로 된 성명을 통해 대대적인 사면령을 발표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일 백악관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바 있다.
델타 변이 확산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 데이터에 따르면 전일 기준 7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3만710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지난 6월 말 1만3천118명에 비해서도 많이 늘어난 수준이다.
코로나 청정국으로 꼽히던 뉴질랜드가 확진자 발생으로 바로 봉쇄조치(록다운)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를 더했다.
델타 변이 확산 소식에 이날 모더나 주가는 7% 이상, 화이자는 3% 이상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금융, 산업, 소재, 기술, 통신 관련주는 하락했다. 필수소비재, 헬스, 유틸리티 관련주가 상승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