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이름만 불러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이들이 있다. 백범 김구, 안창호,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지금의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하는 위대한 사람들이지만 역사를 언급되는 순간 속에서만 잠시 잠깐 떠올릴 뿐이다.
최근 이러한 위인들과 일상 속에서 함께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됐다. K-피규어의 '대한민국 위인 피규어'(단장 정승익)다. 독립투사를 비롯한 세종대왕, 장보고, 기업인 등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한 위인들을 오랜 자료 조사를 통해 꼼꼼하게 묘사하고 철저한 역사 고증을 통해 제작한 제품이다.
정 단장은 "한국의 위인들은 빛나지만 항상 우주 속 별처럼 멀고도 아득하게 느껴진다. 늘 그 점이 아쉬웠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준 사람들이라면 교과서, 위인전 속 오래된 모습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 곁에 그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출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각 피규어들은 현대인들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각 위인들의 평소 모습을 담아내는 것에 집중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특히 독립투사들은 수감생활 중 또는 순국 직전에 촬영한 사진 속 모습들만 우리들에게 알려져 있는데, K-피규어는 투사들의 평상시의 활동 모습에 관한 자료 수집과 당시 의복 연구, 그들의 외모적 특성을 녹여내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위인들도 사실 우리처럼 평범한 일상을 살던 사람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K피규어의 위인 피규어가 가지는 또 다른 가치는 발굴과 존재이다. 정 단장은 평소 중국을 자주 다니며 자연스레 중국에서의 독립운동에 큰 관심을 가졌고, 상해임시정부, 중경임시정부, 하얼빈역, 각지의 조선인 무장학교를 방문하며 자료를 축적했다. 그리고 뜨거운 역사만 남긴 유명 위인들은 물론 이름도 없이 사라진 위인들도 발굴했고, K-피규어에 담아내 그들이 우리 곁에 존재함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애국 굿즈 피규어의 판매방식을 랜덤박스로 진행했다. 그동안 관심을 두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에 대해 궁금증을 심어주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한 목적이다.
역사 속 인물들을 담은 피규어는 8월 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학교, 지방자치단체, 공공목적의 협회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국내 애국단체에서는 제품이 출시되기 전부터 1,000개의 피규어를 선 주문하기도 했다. 애국 굿즈 피규어의 판매수익의 일부가 국가로부터 소외된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다.
실제 국가보훈처 통계에 따르면, 약 75%의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월 소득 200만원이 되지 않는다. 정 단장은 피규어 자료조사 단계에서 "독립유공자 후손 중 자료 부족, 국적 변경 등의 이유로 현행법령상 국가의 지원을 못 받는 분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그때부터 해결 방안을 찾던 중 이번 사업과 접점을 찾았다"고 했다.
그의 해결책은 독립 운동가들의 콘텐츠로 피규어를 만든 후 그 수익의 일부를 지적재산권 개념으로 그들의 후손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다. 단순한 지원이 아닌 그들의 후손이 당연하게 받아야할 몫으로 남겨두었다.
사실 정 단장의 외조부도 국가유공자로, 조국을 위해 헌신한 외조부이지만 확실한 증빙이 어려워 사후 20년이 지나서야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의 지난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능했던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의 피규어 산업이 영화, 애니메이션 등 기타 문화 콘텐츠에 종속된 경향이 강했는데, K-피규어는 독립유공자와 한국 역사 속 인물들을 제작함으로써 지식재산권 면에서도 독립적인 피규어 산업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제 그의 목표는 대한민국 위인 100인을 피규어 형태로 부활시키고, 많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위인들이 오늘날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 단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누군가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또 백범 김구 선생님이 한없이 가지고 싶다고 하신 '높은 문화의 힘'을 늘 믿고 있다. 그 정신을 담아낸 K-피규어가 가장 한국적인 피규어 산업을 펼치고 지속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면 한국 역사 콘텐츠의 다양한 응용가능성이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