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 싱가포르 설립

입력 2021-08-16 08:05


최근 싱가포르에 카카오 자회사 '크러스트(Krust)'가 설립됐다.

크러스트는 역시 싱가포르에 위치한 비영리 법인 '클레이튼 재단'과 함께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생태계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전까지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주도했던 클레이튼 블록체인 개발 및 생태계 확장의 역할이 싱가포르로 옮겨간 것이다.

블록체인은 카카오가 추진하는 해외 진출의 핵심 전략이다. 카카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는 2018년 '카카오 3.0'을 선언하면서 글로벌 진출 핵심 전략으로 콘텐츠와 함께 블록체인 사업을 꼽았다.

크러스트는 송지호 카카오 공동체성장센터장이 대표를 맡는다.

송 대표는 카카오 창업 원년 멤버로, 김 의장의 최측근이자 그룹 내 실세로 꼽힌다. 그는 그간 싱가포르에 머물면서 카카오 경영 전반에 관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카카오 창업 멤버이자 김 의장의 측근인 강준열 전 카카오 최고서비스책임자(CSO)도 크러스트에 합류했다.

카카오에서 최근 6년 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신정환 전 총괄부사장도 이 프로젝트에 함께한다.

현재 카카오는 클레이튼의 국내·외 거버넌스 카운슬(기술·사업 등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협의체) 기업 32곳을 확보하고 각사의 사업 영역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클레이튼 생태계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3억 달러 규모의 '클레이튼 성장 펀드(KGF)'로 스타트업·개발자 등에 투자한다. 클레이튼 생태계에 기여하는 공공 인프라 및 서비스를 지원하는 '클레이튼 개선 준비금(KIR)'도 마련했다.

카카오와 경쟁 관계인 네이버는 일본 관계사 라인이 자체 제작한 플랫폼 '라인 블록체인'으로 생태계를 확장해가고 있다. 라인이 일본·동남아 등지에서 이미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카카오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카카오가 그룹 내 핵심 인사들을 대거 투입해 글로벌 블록체인 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바탕 추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최근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수주전에서 라인을 누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