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태평양전쟁 패전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봉납"

입력 2021-08-15 13:19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패전일인 15일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고 교도통신에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자신의 사무실을 통해 자민당 총재 명의로 공물의 일종인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에 흰 종이를 단 것) 비용을 사비로 야스쿠니신사에 봉납했다.

작년 9월 취임한 스가 총리는 같은 해 10월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와 올해 4월 춘계 예대제 때도 방문해 참배하지 않고 공물을 봉납했다.

앞서 스가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지도리가후치(千鳥ケ淵)에 있는 전몰자 묘원에 헌화했다. 이 묘원은 신원불명 전몰자의 유골을 안치한 시설이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는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작년 9월 퇴임 후 아베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4번째다.

아베 정권 시절 총무상을 지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중의원 의원도 이날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에 가까운 213만3천 위는 일제가 '대동아(大東亞)전쟁'이라 부르는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과 연관돼 있다.

일제 패망 후 도쿄 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에 처해진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7명과 무기금고형을 선고받고 옥사한 조선 총독 출신인 고이소 구니아키(小磯國昭·1880∼1950) 등 태평양전쟁을 이끌었던 A급 전범 14명도 1978년 합사(合祀) 의식을 거쳐 야스쿠니에 봉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