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연내 우리금융지주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추가로 회수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이르면 9월, 늦어도 하반기 중에 우리금융 지분 일부를 추가로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먼저 현재까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김보미 기자가 정리해드립니다.
<김보미 기자>
이달 초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자사주 5천 주를 장내 매수했습니다.
지난해 말 이후 8개월 만입니다.
손 회장은 중요한 시기마다 매번 자사주를 매입해 왔는데, 이번에는 특히 민영화에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주가 부양' 취지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립니다.
준정부기관인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지분을 모두 털어내기 위해서는, 우리금융지주 주가도 그만큼 받쳐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금보험공사는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난 2001년 우리금융에 약 12조 8천억 원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약 11조 4천억 원을 회수했고, 약 1조 3천억 원 가량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주식으로는 1억 1천여 주를 앞으로 더 매각해야 하는 것인데, 예금보험공사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두세차례에 걸쳐 잔여지분을 모두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넉 달 전 우리금융 지분 2%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 것도 이에 따른 조치입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 1천 원대.
우리금융지주 목표주가가 1만 6천 원대까지 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잔여 지분 매각 작업이 앞으로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앵커>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지분 연내 추가 매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소식, 정치경제부 배성재 기자와 짚어봅니다.
배 기자, 이미 4월에 지분을 한번 매각을 했습니다. 하반기 안에 추가 매각이 있을 거라고 보는 근거는 뭡니까?
<배성재 기자>
완전 민영화의 여러 조건들이 충족되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로드맵, 주가 등 회사의 상황, 내부의 자신감 등이 모두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먼저 정부의 로드맵을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대로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은 기본적으로 2019년 발표된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로드맵'을 따릅니다.
당초 로드맵에 따르면 매년 매각을 해서 2022년에 완전 민영화를 한다고 계획이 짜여있습니다.
그러니까 작년에도 지분 매각이 최소 1번 이뤄졌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 사태 때문에 우리금융 주가가 6천 원대까지 떨어졌다 회복된 뒤로 전혀 매각을 못했습니다.
1년 동안 로드맵이 이행이 안 된 셈이죠.
따라서 올해 4월에 이어서 하반기에 추가적인 지분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만 괜찮다면 올해 내로 관련 조치(매각)를 하려고 한다"면서 매각 횟수는 "내년 말까지 2~3회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올해 내로 추가 매각을 하겠다는 의지를 정부 관계자가 직접 밝혔다는 거고,
예보 입장에서는 우리금융 주가가 어느 정도 올라 줘야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주가가 얼마나 회복됐느냐가 관건일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금융 주가 흐름은 어떤 상황이죠?
<기자>
아무래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최우선 조건은 높은 주가가 될 텐데요. 최근엔 1만 1천 원대를 유지 중입니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예대마진이 올라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증권가의 하반기 주가 전망도 밝은 편입니다.
추가 상승 기대감이 있는 점은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최근 발표한 실적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죠.
상반기 순이익만 1조 4천억 원대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1조 3,073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현재 공적자금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가격대는 1만 2천 원 대로 추산이 되는데요.
중간 배당도 발표한 만큼 주가가 기대치보다 조금 낮더라도 예보가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앵커>
연내 추가 민영화 추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우리금융 입장에서 민영화가 빨리 되는 게 나은 거죠?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완전 민영화가 경영 자율성, 기업 가치 제고 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우리금융지주는 이미 오래전부터 완전 민영화를 꿈꿔왔습니다.
아무래도 민간기업이 정부의 품 안에 안겨있는 게 정상적인 상황은 아닐 테니까요.
지금의 손태승 회장이나 권광석 행장 모두 2016년 1차 민영화 추진 당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들입니다.
최근의 손 회장의 자사주 매입도 이런 시각으로 해석 가능하고요.
작년까지 직원들에게 매월 15만 원가량의 지원금을 지급해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경영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은행의 사업에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은행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시점이 고작 2년 전인 2019년입니다.
시중의 대형 은행지주계열 중 가장 늦습니다. 따라서 은행부문 수익 비중이 크고 비은행부문이 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정부의 품을 떠나 독립하게 되면, 비은행부문 사업에서 M&A나 수익 증대 행보를 좀 더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최근에 비은행부문을 강화 중인 모습도 관측이 되는데요.
오늘만 해도 우리금융캐피탈을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는 소식이 들렸죠. 비은행부문 확충 행보로 풀이됩니다.
이 밖에도 외국인 투자 유치를 더 활성화하거나, 유통 주식 수도 늘리는 등 정부 입김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아무래도 혁신이나 새로운 시도 같은 데 있어서 좀 더 역동성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네요.
자, 그렇다면 우리금융 완전 민영화 추진에 있어서 남은 변수는 어떤 게 있습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우리금융의 실적은 하반기에도 좋을 전망입니다.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큰 지금, 이자이익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이죠.
우리금융은 이자이익이 전체 영업수익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좋은 실적에 더해 중간 배당까지 호재를 타고 주가가 오르면 민영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은 매각에 부정적인 요소로 꼽힙니다.
확산세가 잡힐 기미가 없다면, 9월 종료되는 대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가 또 연장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지분 매각이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앵커>
정치경제부 배성재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