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에는 이렇게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성과가 본격 나오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떤지, 국산 경구용 치료제는 과연 언제쯤 나올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성장기업부 김수진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왜 경구용 치료제 개발에 여러 기업이 열을 올리는건가요?
<기자>
현재 나와있는 렘데시비르, 렉키로나주 같은 치료제는 주사제입니다.
렉키로나주 같은 경우 제제 이름이 ‘~주’로 끝나는데 이러면 주사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경구용 치료제는 알약이나 캡슐형으로, 직접 입을 통해 먹는 제형입니다.
주사제와 경구용은 각각 장단점이 있어서, 어떤 제형이 무조건 뛰어나다고는 하기 어렵습니다.
경구용은 주사제에 비해 사용이 간편하고, 소화기로 흡수되다보니 혈관으로 바로 들어가는 주사제보다 알레르기 반응 등 부작용이 덜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죠.
또한 현재 광범위하게 쓰이는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의 부작용 등의 논란이 있다 보니 새로운 제제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심리도 작용한다고 봅니다.
<앵커>
글로벌 제약사들이 경구용 치료제 시장에 대해 임상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 국산 경구용 치료제 개발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신약개발은 모든 걸 임상시험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데요.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아직 3상에 도달하지 못했거나, 기존 1~2상 결과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게다가 코로나 특성상 경증 환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고, 큰 병원에 가지 않고 격리만 하다 보니 중증 환자에게도 쓸 수 있어야 한다는 숙제가 있습니다.
지난 달 기준 임상시험 중인 국산 경구용 치료제는 총 7개.
해당 치료제를 개발 중인 회사는 뉴젠테라퓨틱스, 대웅제약, 동화약품, 부광약품, 신풍제약, 엔지켐 생명과학, 크리스탈지노믹스입니다.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을 꼽는다면 대웅제약의 ‘코비블록’, 부광약품 ‘레보비르’, 엔지켐생명과학 ‘EC-18' 정도인데요.
이 회사들 모두 임상 결과에 대해 선뜻 자신있게 얘기하지 못하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대웅제약은 지난 달 27일 임상결과를 발표했죠?
<기자>
네, 코비블록 임상 2b상 탑라인, 탑라인은 유효성·안전성 등 임상 성공 여부를 알 수 있는 주요 데이터인데 이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임상 목표로 삼았던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 즉, 코로나에 걸렸을 때 얼마나 증상이 빨리 좋아지느냐에 대해서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통계적 유의성)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위약을 먹은 환자와 해당 치료제를 먹은 환자의 시간이 각각 8일과 7일로, 하루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결과였죠.
다만, 50대 이상 경증 환자의 호흡기 증상 개선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관계자 얘기 들어보시죠.
<인터뷰/대웅제약 관계자: 가능성을 확인은 했었거든요. 50대 이상의 환자라던가, 호흡기 질환 관련된 증상에게는 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8월 말까지 추가 분석을 하려고 해요.>
<앵커>
자세한 결과는 8월 말에 나오겠군요. 부광약품은 어떻습니까?
<기자>
부광약품 레보비르는 캡슐형 제제인데요.
최근 임상2상이 완료됐지만, 최종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는데요.
지난 5월에 발표한 탑라인 결과만 보면 목표로 삼았던 바이러스 음성 전환율, 그러니까 바이러스가 양성에서 음성으로 나오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역시나 있었습니다.
단, 위약을 먹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레보비르를 먹은 사람을 보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는 감소했습니다.
고혈압 환자일 경우 그러한 경향이 더 두드려졌고요.
그래서 빠르면 8월 중 나올 최종결과에 대해 사람들이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겁니다.
부광약품은 최종 결과 발표를 위한 데이터 분석 정리중이고 변수가 많아 결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레보비르가 항바이러스제라는 점입니다.
독감치료의 게임체인저가 된 타미플루 역시 항바이러스제인데요.
<앵커>
항바이러스제라는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독감에 걸렸을 때 독감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약과 독감 때문에 생기는 열이나 기침을 없애주는 약의 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앵커>
그렇군요. 엔지켐생명과학은 곧 임상결과를 발표한다고요?
<기자>
네. 현재 국내 임상 2상이 끝난 상태인데요.
한국경제TV 취재에 따르면 8월 중순에 발표한다는 입장입니다.
5개월 넘게 2상 결과를 발표하지 않아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는데 곧 성과를 알 수 있게 됩니다.
<앵커>
국산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들이 성공하지 않을 수도 있을 듯 한데요.
2상 결과 발표가 좋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사실 2상이 잘 나온다 해도 3상까지 가 봐야 아는게 치료제입니다.
현장에서 코로나를 치료하는 많은 의료진들도 동일한 의견이고요.
일단 현재까지 나온 이야기만 보면, 일부 임상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무조건 실패는 아닙니다.
임상시험에 있어 주된 평가지표(주평가지표)가 목표에 달성하지 못해도 부가적인 개선(부평가지표)이 있다면, 추가 임상 변경을 통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이러스 농도가 위약군보다 감소했다거나 특정 집단에게 효과가 있다거나 하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 3상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자격이 충분하다면 3상을 건너뛰고 2상 결과만으로 우선 시판이 가능한 '조건부 허가'도 가능합니다.
물론 유효성·안전성 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임상을 중단, 실패하기도 합니다.
최근 녹십자의 혈장치료제가 3상에서 중단을 선언해 파장을 일으킨 바 있죠.
이러다보니 임상 결과를 앞두고 국내 제약사들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어떻게든 국산 치료제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국민들의 기대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입장이잖아요?
완전히 안되겠다 싶으면 임상을 중단할텐데 지금 상황에선 성공과 가능성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도 계속 시도하게 되는거죠.
3상이 끝나지도 않은 지금 당장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임상결과를 조금 더 두고 봐야 하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