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의당·시민단체, 이재용 가석방 반대 목소리 거세

입력 2021-08-08 20:08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 결정을 하루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친문 초선인 오기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만일 내일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이 이뤄진다면 그 가석방을 법 앞에 평등한 집행이라고 보겠느냐, 아니면 역시 '법 위의 삼성', '살아있는 경제권력 삼성'이라는 신화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겠느냐"며 "후자로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이 점을 우려한다"고 했다.

오 의원은 "죽은 정치권력의 사면에는 반대이지만, 살아있는 경제권력의 가석방은 침묵이냐"며 "전직 대통령 사면 여부에 우리 당 대선후보 다수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렇다면 이재용 가석방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겠느냐"고 요구했다.

오 의원에 앞서서는 민주당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반대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도 페이스북에서 "삼성전자라는 기업을 상대로 한 범죄로 구속된 사람이 기업을 위해 풀려나야 한다는 논리의 허망함은 물론이고, 0.1% 이하의 가석방 대상자 중 한 명이 이재용이 된다면 이명박 정권 시절 '이건희 원포인트 사면 논란' 이상으로 우리 정부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당 유력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재벌이라고 불이익을 줄 필요 없다'고 말한 것을 겨냥, "(이 지사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용 등 국정농단 사범 사면 불가 입장을 공동 천명하자'며 문재인 당시 후보에 공개적인 압박을 가했다"며 "그러다가 최근 경선과정에서는 우왕좌왕하고 있다. '불이익'이라는 말을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는 그간 정의당이 이 부회장의 사면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에도 삼성과 총수일가는 특혜의 대상이 됐다. 그 특혜의 자리에 온갖 의혹의 냄새가 진하게 풍긴다"며 "이 부회장이 가석방된다면 문재인 정부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의 가석방 결정은 사법체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하고 국가의 기강을 무너뜨린 또 다른 국정농단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9일 오전 9시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서 이 부회장의 가석방 불허를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시위를 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