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더 상승…동북권 1년 만에 최고

입력 2021-08-06 07:43


정부가 집값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경고했지만 서울의 아파트 매수 심리는 오히려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역시 정비사업 이주수요에 학군수요까지 겹치면서 공급 부족 상황이 심화하고 있어 가을철 전세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2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7.9로 지난주(107.6)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3월 첫째 주(108.5)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이후 공급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첫째 주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17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값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고점을 넘어서고 있다며 추격 매수에 신중해달라고 강조했으나 오히려 아파트 매수심리는 더 강해진 것이다.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4개월째 상승 폭을 키우는 중이다.

부동산원은 이번 주에도 재건축·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재작년 12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아파트 매수 심리는 강북 지역(한강 이북)에서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동북권이 지난주 110.1에서 이번 주 113.2로 3.1포인트 오르며 작년 8월 첫째 주(114.5)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동북권은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으로, 재건축·교통 호재가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최근 17주 연속 서울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다.

종로·용산·중구가 속한 도심권이 103.4에서 107.6으로 4.2포인트 상승했고, 은평·서대문·마포구가 있는 서북권은 101.7에서 105.1로 4.6포인트 올랐다.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 3구가 있는 동남권은 108.9에서 104.6으로, 양천·강서·구로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107.0에서 105.6으로 각각 내렸으나 여전히 기준선을 상회하며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았다.

수도권 전체로도 111.6에서 111.9로 매수심리가 더 강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는 114.5에서 114.1로 소폭 하락했으나 인천이 108.7에서 112.2로 서울과 함께 오르며 수도권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