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기업공개(IPO) 수순에 돌입했다. 배터리 사업 분할을 검토한다고 언급한 지 한 달 만에 조속히 결정을 내리면서, IPO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을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할해 신설 법인 SK배터리㈜를 설립한다고 4일 밝혔다. 신설 법인은 10월 1일 공식 출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친환경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하는 지주사 역할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런 방향성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이 지난달 1일 열린 '스토리데이'에서 제시한 바 있다.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도 생산 시설 증설 속도가 빨라 최근 매년 2조∼3조원 수준의 투자가 집행되고,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사업 분사가 빠르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분쟁 종료로 관련 리스크를 털어낸 SK이노베이션이 본격적인 배터리 사업 분할을 통해 더욱 공격적인 수주·외형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데, LG에너지솔루션에 배상금 약 2조원을 지불했기 때문에 그 이상의 자금 확보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의 '1테라와트 +α' 규모의 수주 잔고를 기반으로 글로벌 선두권 배터리 업체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헝가리 등의 거점에서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고 있고 2023년 85GWh, 2025년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도 배터리 사업 매출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손실은 979억원으로 감소하는 성장세가 확인됐다.
SK 배터리 회사가 10월에 분할함에 따라 IPO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SK 배터리 사업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시점에 IPO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배터리 사업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부터 영업이익률을 빠르게 개선할 것이라고 밝혀, IPO가 이르면 내년 초에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 측은 "이번 배터리 사업 분할 결정 목적은 투자 재원 조달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을 때 적시에 조달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체적인 조달 방법, 시기, 규모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