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표이사, 코로나 직후 자사주 매입해 큰 수익

입력 2021-08-04 07:06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기업 대표이사 5명중 약 1명꼴로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이들 경영인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매입해 지금까지 1천억원 이상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시가총액 500대 기업(7월1일 기준)을 대상으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 30일까지 대표이사 자사주 매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852명의 전·현직 대표이사 중 17%인 144명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이들은 총 473만7천160주를 1천514억원에 매입했으며, 조사 기간내 1천719억원의 평가이익을 얻었다. 평균 수익률은 89.2%에 달했다.

조사기간에 자사주를 매입한 대표이사 가운데 오너일가는 30.6%인 44명이었다.

이들이 매입한 주식수는 전체의 69.1%에 해당하는 327만1천41주로 매입액은 전체의 88.6%인 1천342억원에 달했다.

전체 전문경영인의 매입 주식수가 146만6천119주, 매입액이 172억원인 것에 비하면 오너일가의 자사주 매입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개인으로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가장 컸다. CEO스코어 집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현대차 주식 58만1천333주(406억원)와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천759주(411억원) 등 총 88만5천92주를 817억원에 매수했다.

이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26만3천주를 86억원에 매입했고 김종구 파트론 회장(21만6천585주, 21억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21만3천주, 10억원),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16만9천118주, 6억원) 등의 순으로 자사주 매입이 많았다.

매수 주식수 기준 상위 20명 중 전문경영인은 최우형 에이피티씨 대표,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김규탁 한국자산신탁 부회장, 김종득 우리종금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6명이 포함됐다.

코로나19 직후 추락했던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가 평가 금액도 컸다.

코로나19 직후 주가 급락 시기에 자사주를 많이 사들인 정의선 회장의 주식 평가이익이 1천260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전체 CEO 자사주 평가이익의 73%가 넘는 금액이다.

이어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평가이익이 166억원으로 두번째로 높았고 정몽진 KCC 회장(28억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20억원),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19억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18억원) 순으로 평가 이익이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