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SUV, 승용차 판매량 첫 추월

입력 2021-08-03 17:47
수정 2021-08-03 17:47
<앵커>

SUV 차량의 인기가 과연 어디까지 갈까요?

올해 상반기 국내 SUV 판매량이 승용차 판매량을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그런가하면 현대차와 기아 다음으로 많이 팔린 차는 벤츠, BMW 등 독일차였습니다.

보도에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자동차는 모두 92만4천 대입니다.

이 가운데 승용차 판매는 38만3천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가 줄었습니다.

반면 SUV 같은 레저용 차량은 6% 늘어난 39만7천 대가 팔렸습니다.

이른바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려는 이들이 늘면서 공간이 넓고 실용성이 뛰어난 SUV 차량을 찾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SUV 만큼이나 수입차를 찾는 소비자 또한 부쩍 늘었습니다.

국산차 판매량은 6.2%가 줄어든 75만6천 대에 그친 반면 수입차는 16만7천 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시장 점유율 또한 1년 새 3.1% 포인트 증가한 18.1%까지 치솟았습니다.

특히 벤츠와 BMW 등 독일차들의 약진이 놀랍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23.9%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10만 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현대차, 기아 다음으로 많은 수치입니다.

'벤틀리'와 '롤스로이스' 같이 수억 원 하는 초고가 차량 판매 역시 38%나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습니다.

[김주홍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 : 전반적으로 고급화, 양극화 추세인 상황에서 국내 수입차시장은 다양한 고급 모델을 많이 출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다보니까...]

식을 줄 모르는 SUV의 인기와 수입차 공세에 국산 승용차들은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입니다.

특히 준중형 승용차 시장에 미치는 타격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줄어든 5만 3,797대로, 12만 대 넘게 팔렸던 10년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갈수록 판매량이 줄면서 급기야 단종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GM의 '크루즈'와 르노삼성의 'SM3'는 이미 자취를 감췄고 현대차 '아반떼' 만이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회 초년생들로부터 생애 첫 차로 꼽힐 만큼 인기였지만 이제는 옛 말이 된 듯한 분위기입니다.

[김필수 / 대림대 자동차학 교수 : 나만의 개성이 담긴 튜닝 차라든지 그 밖에 친환경, 고급 브랜드 등 여러가지 무장을 통해서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다양성과 더불어 시장성을 유지해주면서 SUV와 균형을 맞추는 '투 트랙 전략'이 중요합니다.]

SUV 차량과 수입차 공세에 맞불을 놓을 만한 비장의 카드를 장착하지 않는 한 부활이 쉽지 않을 거란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