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 안산(20·광주여대)을 둘러싼 '페미니스트 논란'에 외신들도 주목했다.
AFP통신은 29일 "안산의 짧은 머리가 남성들의 '온라인 학대'(Online abuse) 대상이 된 뒤 안산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며 "일부 남성이 그의 머리 스타일이 페미니스트임을 암시한다고 주장했고, 안산의 사과와 함께 금메달 박탈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같은 날 "안산의 쇼트커트 머리가 반-페미니스트들의 감정을 자극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 역시 안산을 향한 온라인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국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반-페미니즘 정서가 배경에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도 방송을 통해 논쟁을 보도했고, 공식 인스타그램에도 "한국 양궁 선수인 안산이 짧은 머리 때문에 자국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설명을 올렸다.
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머리 모양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번 일은 자신들의 이상에 들어맞지 않는 여성을 공격하는 소수의 목소리에 의한 것이다. 한국이 양성평등 문제와 사상 최저 수준의 출생률을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국에서 '페미니즘'은 더러운 단어가 되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안산이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짧은 머리를 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안산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부에서 남성 혐오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말을 썼다며 비난이 일었고, 심지어는 출신 지역과 여대를 다닌다는 이유로 그를 깎아내리는 이들도 있었다.
안산을 향한 공격이 계속되자 SNS를 중심으로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28일부터 안산을 보호해 달라는 글이 수천 건 올라왔다.
정치권에서도 안산을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SNS에 "외모와 출신만으로 제멋대로 사상을 규정하고, 특정 사상을 무조건 비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몰상식의 극치이며 혐오 범죄에 가깝다"고 썼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안산 선수의 당당한 쇼트커트 라인에 함께 서서 응원하겠다. 대한체육회는 선수들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압박에 단호히 대처해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같은 당의 류호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염색된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의 과거 사진을 공유하며 "페미 같은 모습이라는 것은 없다. 짧은 머리, 염색한 머리, 안 한 머리. 각자가 원하는 대로 선택하는 여성이 페미니스트"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