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음성, 혼란 초래“ VS “방역보조 필수재”

입력 2021-07-28 16:34
수정 2021-07-28 18:08
4차 대유행 '조용한 전파자' 비판


<앵커>

간단하고 빠르게 감염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조명받았던 자가검사키트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일반 PCR 검사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자가검사키트로 인해 조용한 전파자들을 양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허가 당국도 고민에 빠졌습니다.

김선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식약처의 조건부 승인을 거쳐 지난 4월부터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한 코로나 자가검사키트.

바이러스 양·음성 여부를 확인하는 데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바로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기 어려운 경우 등에 한해 임시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자가검사키트가 보다 정확한 PCR 검사를 대신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자가검사키트의 잘못된 사용이 코로나 4차 대유행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진단키트업체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을 판단하는 비율(민감도)이 80%~90% 이상이라는 점을 들어 허가 기준을 충족했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연구 결과에서는 양성을 판단하는 비율이 41%로 떨어져 업계와 의학계 간 연구결과 편차가 컸습니다.

[김미나 / 서울아산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최근 양성판정을 받은 젊은 환자 분이) 며칠 전에 걱정이 돼서 키트를 사서 검사를 했는데 음성이 나와서 안심을 하고 직장에 다닌 것입니다. 그런데 2~3일 후 그분과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분이 먼저 양성 진단을 받으셔가지고 역으로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받으러 오셨다 양성 판정을 받으신 것이죠.]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총 1,568만개의 자가검사키트가 생산됐고, 이 가운데 949만개가 시중 약국·편의점·마트 등에 유통됐습니다.

무더위가 속 선별진료에서 1시간 이상은 대기해야 겨우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최근 자가검사키트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

전문가들은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할 경우 반드시 반복검사를 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천은미 /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 1회 검사 후에 24~36시간 이후에 반드시 검사를 반복해야 하고, 그렇게 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되는데 음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하는 게 맞는 것이죠.]

의료계에서는 유전자 검사(PCR) 방식에 비해 자가검사키트의 양성 판정 비율이 낮기 때문에 결과만을 맹신하다 코로나에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반드시 보조적인 사용에만 쓸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선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