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모더나사의 코로나19 백신에 생산 공정 문제가 발생했다며 공급 차질을 예고했다.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정은영 백신도입사무국 국장은 "모더나에 따르면 제조 공정상의 문제가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모더나 백신에 '생산 이슈'가 생겼다는 정부 발표에 대한 보충설명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 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최근 모더나 측이 생산차질 문제로 공급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는 7월에 밀린 모더나 물량이 8월에 예정대로 문제없이 들어올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정 국장은 "7월 물량은 8월분에 더해서 들어올 예정"이라며 "안정적인 공급과 조기 공급을 위해서 제약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40대 이하(18~49세) 접종계획 '불투명'
당초 정부는 50~59세 접종 백신으로 모더나만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모더나 수급이 꼬이면서 화이자 백신을 같이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모더나 생산 공정 문제가 제 때 풀리지 않으면 이르면 8월 접종계획에 포함될 40대 이하(18~49세) 일정은 연기될 수 있다.
당국은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코로나 백신을 8월말까지 총 3,100만 회분 도입하겠다고 계획했다.
1차 접종만으론 800만 명에 달하는 50대와 대상자만 1,700만 명인 40대 이하까지 소화 가능한 물량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50대 이상에게만 접종이 권고되고 있지만, 50대는 화이자와 모더나를 접종하기로 했다.
50대는 매주 들어오는 화이자로 당장은 접종을 시작할 수 있지만 모더나 수급 상황이 해결되지 않으면 40대 이하 백신 접종계획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도입된 모더나 백신은 계약한 4천만 회분 가운데 104만 회분에 불과하다.
김 총리는 이 날 "애초 국민께 약속드린 11월 집단면역 달성에는 차질이 없도록 접종계획을 보완해 조만간 소상히 밝히겠다"고 전했다.
● 백신 수급 '비상'…모더나, 국내 도입 제조소 달라져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은 유럽 공정 시설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된 모더나 백신은 스위스 론자에서 만든 원액을 스페인에서 완제 생산한 물량이다.
정부는 모더나 생산 공정 문제로 7월 도입분과 8월 도입분의 제조소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밝혔다.
그러면서 8월 국내에 들어올 물량에 대해 "유럽 생산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모더나 백신은 미국과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고 있어 백신 수요가 높은 만큼 수급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모더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코백스)와도 5억 회분을 계약했지만 올해 공급하는 물량은 3,400만 회분에 그칠 예정이다.
미국의 신규 하루 확진자가 11만 명 이상 나타나고 있어 부스터샷 추가 공급 등 자국내 우선 공급 압박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모더나는 지난 6월 미국 정부와 2억회 분 백신을 추가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미국에 올해 4분기까지 총 1억 1천만 회분을 공급하고 2022년 1분기에 9천만 회분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부스터샷 백신 추가분에 대해 일본과 5천만 회분, 대만과도 3,500만 회분을 추가로 계약했다.
● 삼성바이오 3분기 생산분, 국내 도입은 '모더나 결정사항'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은 9월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김 총리는 26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위탁생산과 관련해 "8월말이나 9월초 사이에 시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제품 생산 일정으로 볼 때 실제 접종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현재 모더나 생산 공정 이슈는 유럽에서 생산중인 백신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생산 일정과는 관계가 없다.
다만 물량을 어디에 공급할지 모더나가 결정하기 때문에 국내에 바로 도입 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21일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과 대담에서 모더나 위탁생산분이 한국에 공급되냐는 질문에 "(삼성은) 모더나의 유통 계획에 관여할 수 없다"며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모두 코로나19 백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