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유독 중국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이어서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에서 팔린 현대·기아 자동차는 66만대입니다.
5년 전 판매량이 179만대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하락하다 급기야 2019년엔 100만대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심지어 올해는 상반기까지 25만대 판매에 그쳐 50만대 수준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시장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0%에서 2%대로 급락했습니다.
이처럼 판매가 부진한 이유는 사드 갈등으로 한국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졌고,
환경오염과 교통체증을 이유로 중국 정부가 지난 2015년을 전후로 신규 자동차 번호판 등록 제한조치를 감행했기 때문입니다.
[이재일 /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 번호판이 워낙 고가에 거래가 되고 있기 때문에 신차 같은 경우에는 중저가 차량보다는 고가 차량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현대·기아의 주력 차종 인기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 게 판매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밀리는 상황이 된 겁니다.
현재 중국에선 독일의 폭스바겐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고, 중국 자체 브랜드인 지리자동차와 장안자동차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는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사업을 포기할 수는 없는 상황.
중국은 전 세계 판매량의 30%를 차지할 만큼 단일 시장에선 전 세계에서 가장 큽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얼어붙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2,630만대가 팔릴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기조에 맞게 '친환경 고급화 차량'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친환경 차량은 중국 업체가, 고급 차량은 독일 업체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이 둘을 모두 겸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준규 자동차산업협회 운영위원장 : 고급 차를 찾는 사람은 독일 차나 미국 차를 택하고, 가성비를 찾는 사람은 중국 차를 찾으니깐 (이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수소차 이렇게 혁신적인 차를 내놔야 되는데...제네시스 전기차 같은 걸 투입해야 해요.]
중국 시장 탈환을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친환경 고급 차량'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