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표시제 도입…2023년부터

입력 2021-07-24 08:18


오는 2023년부터 식품에 적힌 '유통기한'이 소비자가 실제로 섭취할 수 있는 기한을 나타낸 '소비기한'으로 바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4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화장품법을 비롯해 6개의 소관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정된 식품 등 표시·광고법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식품 유통기한 표시제가 소비기한 표시제로 변경된다.

이는 제품의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유통·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이 아닌 소비자가 보관 조건을 준수했을 경우 식품을 먹어도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최종 소비기한을 표시하도록 한 것이다.

그간 소비자들은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에 대해 언제까지 섭취가 가능한지 알 수 없어 식품 상태와 상관없이 폐기 처분했으나, 이번 법 개정으로 식품 폐기량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다만 국민의 인식 전환 문제와 법 개정에 따른 업계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2023년부터 시행하기로 하고, 우유 등 유통과정에서 변질이 쉬운 품목에 대해서는 유예 기한을 좀 더 연장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제도 시행에 앞서 소비기한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유통 온도에 취약한 식품은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두약 초콜릿, 우유팩 샴푸 등 식품이 아닌 물품의 외형을 모방한 이른바 '펀슈머'(Funsumer) 식품의 표시·광고와 함께 식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화장품의 판매도 금지된다.

개정된 식품 등 표시·광고법과 화장품법에 따르면 어린이가 식품이 아닌 제품을 식품으로 오인해 섭취하지 않도록 일반 생활용품의 상호·상표·용기를 본뜬 광고를 식품에 사용할 수 없게 되며, 식품 또는 식품 용기를 모방한 화장품의 판매도 제한된다.

이와 함께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개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감염병이나 천재지변으로 해외 수입식품 제조소에 대한 현지실사가 어려운 경우 화상통신을 이용한 비대면 조사가 가능해진다.

개인별 선호도 등을 반영해 판매장에서 화장품을 혼합·소분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맞춤형 화장품은 제조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 기준을 마련하고, 판매업자는 제조 원료 목록을 보고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이밖에 허가된 의료기기가 시판에 들어간 후에도 일정 기간 부작용 사례 등을 수집하는 '시판 후 조사' 제도를 보완해 안전 문제가 발생했거나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바로 허가 취소 또는 사용 중단 조처를 내릴 수 있게 하는 의료기기법 개정안도 통과됐다.

식약처는 "변화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식의약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동시에 기존 제도도 원활하게 운용되도록 소관 법률 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