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학교폭력 제보를 받으면 어떨까요?"
"학교폭력 예방 영상은 영향력 있는 사람과 '콜라보'(협업)를 해야 홍보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학폭 기사를 보면 '장난이다'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그게 가장 문제인 것 같아요."
지난 19일 네이버의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들과 청소년 9명이 만났다.
각자 개성을 살려 꾸민 아바타를 통해 경찰관과 만나 대화를 나눈 이들은 경기 일산서부경찰서 명예경찰소년소녀단이다.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학교폭력 예방활동의 방법이나 문제점 등을 자유롭게 얘기했고, 이를 학교전담 경찰관들은 꼼꼼하게 청취했다.
대화를 마친 뒤 경찰관들은 청소년 아바타들과 함께 셀카도 촬영하는 등 새로운 문물을 제대로 소화했다.
일산서부경찰서는 치안 정책에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례는 전국 경찰 최초라고 밝혔다.
지난 16일에는 중고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정책자문단 9명과 제페토에서 만나 '소통 회의'를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청소년 대상 활동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이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와 같은 활동이 이뤄지는 가상의 세계를 뜻하는 용어로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실제 연예인의 팬사인회가 이뤄지거나 가상의 공연이 열리는 등 청소년들의 이목을 끄는 다양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20일 일산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으로 대면 예방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방안을 떠올렸다"면서 "청소년 사이에서는 익숙하고 재미있는 플랫폼이다 보니 기존의 예방 활동 때보다 호응이 컸다"고 전했다.
이어 "딱딱한 회의 방식을 벗어나고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게 아니다 보니 청소년들도 더 편하게 의견을 말하는 분위기가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메타버스에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전개해나가면 참여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