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채굴장에서 압수한 채굴기 1,069대를 모두 박살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상화폐 채굴이 불법은 아니지만 채굴 과정에 드는 전기를 몰래 훔쳐쓴 것이 화두가 됐다.
다약 데일리 등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청은 보르네오 주 북부에 위치한 도시 미리(Miri) 소재 채굴장 6곳을 단속, 채굴 장비들을 압수했다.
압수된 채굴 장비가 중장비 로드롤러에 의해 박살되는 영상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영상 속에는 한 데 모인 비트코인 채굴 장비 위를 지나가는 중장비 로드롤러의 모습이 보인다.
하케말 하와리(Hakemal Hawari) 경찰청 부청장은 19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가상화폐 단속은 광부들이 사라왁 에너지(Sarawak Energy) 전선에서 2백만 달러(약 23억 원) 상당의 전기를 훔쳐 비트코인을 채굴하다 걸렸다"고 밝혔다.
마이닝(Mining, 채굴)은 새로운 가상화폐를 만드는 에너지 집약적인 과정이다. 전문 컴퓨터를 사용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채굴하는데, 소요되는 전기량이 상당해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체 금융센터(Cambridge Center for Alternative Finance) 조사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채굴장 규모는 전 세계 10위권 안에 든다.
하와리 부청장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여섯 차례의 단속을 통해 총 6명을 기소했다. 기소된 사람들은 최고 1,900 달러(약 218만 원)의 벌금과 최대 8개월 간의 징역에 처한다.
기소된 사람들은 8개월 동안 수감될 예정이며, 1인당 1,9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한편 비트코인 채굴 허브로 미국이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엄격히 금지하며 연일 ‘비트코인 때리기’에 나서자 채굴업자들이 미국으로 몰리는 모양새다.
CNBC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미국의 비트코인 채굴량은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 중 17%에 달하면서, 미국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비트코인 채굴지로 떠올랐다. 지난해 9월에 비해 약 2.5배 급증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