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보험사들은 '백신 부작용을 보장해주겠다'며 관련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데, 보장 범위가 턱없이 부족해 무늬만 백신 보험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호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백신 이상 반응 걱정 끝.' 라이나생명의 보험 광고 문구입니다.
백신 부작용을 모두 보장해주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나타난 경우에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나필락시스란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보이는 면역 질환으로 백신 접종 부작용뿐 아니라 음식물을 잘못 먹거나 벌레에 물렸을 경우에도 나타납니다.
라이나생명뿐 아니라 하나손해보험, 농협생명 등 국내 10여 개 보험사들은 아나필락시스 보험을 잇달아 출시해 백신보험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 후 나타나는 부작용은 대부분 근육통, 어지럼증 등이었고,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나타난 건 0.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아나필락시스만 보장하는 상품을 백신 부작용 보험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센터장: 아나필락시스만 가지고 보험을 들 이유는 전혀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패혈증 같은 것도 가끔 와요. 염증 같은 것을 총칭해서 백신 접종 후에 부작용에 대한 보험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이죠.]
실제로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백신 부작용 보험은 진료비와 입원비 등을 모두 보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나필락시스 보험을 백신 부작용 보험이라고 홍보하는 건 괜찮을까.
보험 상품의 광고 심의를 맡고 있는 보험협회는 상품의 이름이 '아나필락시스 보험'이고, 보장 범위도 명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보험소비자들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과대광고라고 말합니다.
[배홍 /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 무리해서 크게 과대 포장한 게 아닌가, 침소봉대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논란이 제기되자 감독 당국은 관련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당국의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