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딜펀드 수익률 고공행진…관제펀드 지속성 숙제 [한국판 뉴딜 1년]

입력 2021-07-13 17:33
수정 2021-07-13 17:33
<앵커>

지난해 7월14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 발표 이후 1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발표 당시 국민들과 뉴딜사업의 과실을 나누기 위해 뉴딜펀드 상품도 시장에 내놓았는데요,

실제 이 뉴딜펀드의 수익률 등 성과는 어떤지 과거 정부 주도 펀드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점검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증권부 정희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정기자. 한국판 뉴딜 계획이 발표되고 뉴딜펀드들 출시도 잇따랐죠?

<기자>

네, 정부가 한국판 뉴딜계획을 발표한 이후 가장 먼저 출시된 펀드는 민간형 뉴딜펀드였습니다.

민간 뉴딜펀드는 민간 자산운용사들이 정부의 한국판 뉴딜 컨셉에 맞는 기업에 투자하는 공모펀드인데요.

지난 7월 정부가 한국판 뉴딜계획을 발표한 이후 2달여 시간이 지나고 삼성자산운용에서 첫 뉴딜펀드를 출시했습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설정된 민간 뉴딜펀드는 총 26개로 15개가 ETF 상품이고 일반 공모 주식형으로 구성된 펀드가 11개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자산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투자자들의 관심은 어땠나요?

<기자>

네 운용사들의 상품 출시와 맞물려 국내 투자자들 역시 뉴딜펀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습니다.

올해만 뉴딜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9천억원을 넘어서는데요.

전체 뉴딜펀드 설정액이 1조9천억원대인점을 감안하면 전체 설정액의 절반가량이 올해 유입된 자금입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는 1조2천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던 셈이죠.

<앵커>

그렇군요. 운용사들의 상품출시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거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민간 뉴딜펀드들의 성과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전체 뉴딜펀드의 최근 1년과 올해 평균 수익률은 각각 약 57%와 14%입니다.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수익률 대비 3%포인트 가량 아웃퍼폼 하고 있는데요.

기간을 좁혀보면 수익률 차이는 더욱 도드라집니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7%대인데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을 3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이고 1개월 수익률은 5%대로 국내주식형 펀드 대비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앵커>

평균 수익률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수준이네요.

개별 펀드 기준으로는 어땠습니까?

<기자>

네, 전체 뉴딜펀드 수익률 상위 상품들로 살펴봤는데요.

최근 3개월새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미래에셋 TIGER 인터넷 K-뉴딜ETF로 17%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기간동안 수익률 상위 5상품들을 기준으로 보면 모두 8%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며 뉴딜펀드 평균 수익률 대비 우수한 성과를 거뒀는데요.

편입종목들을 보면 이 기간 동안 나란히 시가총액 3위와 4위로 치고 올라온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어 이들의 상승세가 수익률을 끌어올렸다는 평가입니다.

또 최근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게임주, 한국판 뉴딜정책의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2차전지주 역시 주요 편입종목에 자리하고 있어 이들 역시 수익률 견인의 원동력이었단 분석입니다.

<앵커>

정기자. 그런데 정부가 주도해서 펀드를 내놨던 것이 이번 뉴딜펀드만은 아니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앵커께서 말씀하신대로 정부 정책에 맞춰 출시됐던 펀드들은 이번 뉴딜펀드 뿐이 아닌데요.

출시된 이후 투자자들 기억에서 사라져버린 펀드들도 있는 만큼 관제펀드란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간 관제펀드들의 명암을 지수희 기자 리포트로 살펴보겠습니다.

<지수희 기자>

2008년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기념사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이후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관련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정권 말기(2011년)로 갈수록 규모가 쪼그라 들었고 수익률도 -16%까지 곤두박질 쳤습니다.

당시 관련 산업을 주도하던 '녹색위원회'의 활동이 정권 후반 힘이 빠진데다 '녹색산업' 대한 적당한 평가 지표가 없는 등 전반적으로 산업에 대한 이해와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박근혜 정부 때는 '통일펀드'가 등장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2014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뒤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20여개의 통일 펀드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특정 산업에 대한 필수 투자 요건이나 세제혜택이 없다보니 '통일'이라는 테마보다는 KOSPI200에 가깝게 운용되면서 지금은 5개만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당시 '통일'이라는 주제 자체가 국내에만 국한돼 있어 시장이 크게 형성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 (통일이)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는 아젠다는 아니었고, 정치적인 리스크나 북핵 리스크 등이 계속 이어지니.. 돈이 지속적으로 위험대비 기대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는 매력이 있어야 들어오잖아요. 시장환경도 금리나 유동성 이런게 우호적이지 않아서 돈이 지속적으로 돌아오진 않았어요.]

실제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는 신영자산운용의 통일 펀드는 당시 단기간 수익을 냈던 '남북경협주'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춘 기업들을 주로 편입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임영석 신영자산운용 이사 : (우선) 통일을 떠나서 저희 철학에 맞게 밸류에이션을 통해서 투자풀에 담고 나서 그 중에서 통일수혜 종목이나 업종을 투자하는 것이죠. 인프라투자나 내수시장이 확대되면서 소비 관련 업종들, 식료품, 의료지원 관련투자 등 목표를 갖고.. 그 당시 그런 취지로 설정했을 때 투자 목표를 이해하고 들어오신 분들이 잘 갖고 기다리시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뉴딜 펀드 외에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코스닥벤처펀드'(2017년)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소부장 펀드'(2019년)가 등장해 아직까지는 수익률 면에서 선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책 펀드에 대해 한국투자증권은 정책 모멘텀이 존재하는 약 2년간만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 정책 초기에는 상당히 강하게 밀어부치는 경향이 있고, 정책 의지도 굉장히 강한데 3~4년차 되면 정책 의지가 초년도에 거의 반영이 되니깐..]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펀드를 선택할 때도 장기적으로 글로벌 성장성이 있는 산업인지,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시장 환경인지를 파악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앵커>

보도 내용을 보니, 정부 정책 모멘텀 유효기간을 2년으로 봤네요. 장기투자를 위해서는 정책외에도 성장성이나 시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민간 뉴딜펀드와 함께 올해 초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상품 가운데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올해 3월 출시된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는 출시 엿새만에 전체 모집금액인 1,400억원이 모두 완판된 바 있습니다.

펀드 구조상 정부의 정책자금이 투입되며 일정부분 손실을 보장해주는 만큼 저위험 중수익 투자수단이란 장점이 부각되며 조기 완판된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만큼 수익률도 살펴보지 않을수 없겠네요.

국민참여 정책형뉴딜펀드 성과는 어땠나요?

<기자>

아쉽게도 아직은 민간 뉴딜펀드처럼 높은 수익률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다섯 개 펀드들 모두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은 0%대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는 구조적으로 민간펀드와는 편입자산이 다르게 구성돼있기 때문입니다.

민간 뉴딜펀드는 국내 상장주식들 가운데 뉴딜사업의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을 편입한 만큼 주가 상승에 따라 수익률이 즉각적으로 반영되거든요.

하지만 국민참여정책형뉴딜펀드의 경우 뉴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의 CB나 BW같이 자산 가치평가가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메자닌자산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는 폐쇄형 펀드입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3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동안의 수익률 보다는 펀드 만기일을 목표로 두고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수익률 추이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폐쇄형 펀드라는 게 추가 투자도 불가능하고 환매도 안된다는 의미지 않습니까.

새로 가입하거나 투자금을 중간에 회수하려는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폐쇄형 펀드 특성상 추가 납입이나 중도 환매는 원칙적으로 불가능 합니다.

하지만 펀드 출시 당시 밝혔던 계획에서 해당 펀드들을 거래소에 상장시켜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바 있는데요.

이를 통해 투자금을 중도에 환수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상장된 펀드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또 투자금을 늘리고자 하는 투자자들은 상장된 펀드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현재 거래소에서 펀드 상장을 위한 심사가 진행 중인데요.

자본시장법상 폐쇄형 펀드는 설정 이후 90일 이내에 증권시장에 상장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난 4월19일이 펀드 설정일이니까 늦어도 오는 16일 상장 절차가 마무리되고 거래가 가능해질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기존 출시된 펀드들 이외에도 이달 초 정부가 발표했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신규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 출시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앵커>

중요한 것은 앞으로겠죠. 뉴딜펀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증시 전문가들은 뉴딜펀드가 앞으로 좋은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오는 11월 기후변화협약을 앞두고 각국의 친환경 정책들도 강조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친환경 정책의 직간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그린뉴딜펀드와 배터리,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을 의미하는 BBIG 펀드 들도 강세를 보일 수 있단 설명입니다.

또 오는 14일, 내일이죠. 정부가 한국판 뉴딜 후속조치로 한국판뉴딜 2.0도 발표할 예정인데요,

이번 계획에 세부 내용들이 발표되면 관련종목 주가들은 추가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뉴딜펀드의 수익률 호조도 이어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뉴딜펀드의 향후 성과는 과거 출시됐던 정책형 펀드들과 달리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유효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번 한국판 뉴딜계획과 이에 맞물린 뉴딜펀드가 국내만의 이슈가 아닌 친환경, 비대면 등 글로벌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지는 산업과 종목들이기 때문이란 설명입니다.

<앵커>

네 증권부 정희형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