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고온에 3시간 기다려 겨우 검사…4단계 첫날부터 '다닥다닥'

입력 2021-07-12 16:14
수정 2021-07-12 17:08
검사 대기자들 "기다리다 감염될라"
검사수요 폭증에 선별진료소 밤 9시까지 운영




"기다리다가 감염되는 건 아니겠죠?"

12일 서울 강남구 강남구청역 인근 강남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앞은 아침부터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구불구불 'ㄹ'자 형태로 줄을 만든 것도 모자라 보건소 외벽을 따라서 줄이 형성됐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저녁 6시 이후 3인 이상 사적모임이 금지되는 등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된다. 시행 첫 날인 이날 주말 검사수요까지 몰리면서 수도권 선별진료소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전 10시쯤, 대기부터 검사까지 걸린 시간은 약 3시간이다.

섭씨 30도가 넘는 고온에 대기줄엔 그늘도 없어 검사를 대기인원들은 부채질을 하거나 우산을 따로 챙겨와 자체적으로 햇빛을 가렸다. 기다리는 게 지쳤는지 시간이 지체된다고 항의하는 사람이나 새치기를 하는 장면은 나타나지 않았다.



진료소 밖까지 대기줄이 형성되다보니 대기인원간 간격은 제대로 유지되지 않았다. 강남역 인근 직장에서 근무하는 박00씨는 "직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검사받으러 왔는데 기다리다가 감염되겠다"고 한탄했다. 이 날 교통관리 인원 외에 줄을 따로 통제하거나 간격을 조절하는 인원은 없었다.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보건소의 상황도 마찬가지. 오전 9시에 도착하면 앞선 대기인원만 약 600명에 달해 검사 예상시간은 2시간이 넘었다. 이 때문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가 중간에 이탈하거나 애초부터 포기하는 사례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선별진료소마다 운영 방식의 차이도 있어 무작정 기다린 후 진료소 안까지 진입해야 대기표를 발급해주는 곳이 있는 반면, 처음부터 대기표를 나눠주고 2시간 후 오라고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지난주 사흘 연속 1,3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데 이어 주말인 일요일에도 최다 규모인 1,06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산세가 거세짐에 따라 2주전(6/30~7/3) 약 18만 건을 상회하던 검사 건수는 지난주 화요일부터 매일 20만 건(7/6~7/9)을 넘었고, 주말인 토요일에도 검사 건수 22만1,803건에 달했다.



코로나 검사 수요가 폭증함에 따라 선별진료소의 운영시간은 밤 9시까지로 연장된다. 각 지자체는 임시 선별 진료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찾아가는 선별진료소'도 운영한다. 그러나 단기간 확진자가 폭증함에 따라 당분간 간단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강력한 방역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날 수도권 방역틀별점검회의를 열고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짧고 굵게 끝내고 조기에 상황을 반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