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무슬림 여성 수십 명의 신상이 본인이 알지 못하는 사이 '온라인 매물'로 올려진 일이 발생했다.
11일 AFP통신과 B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80여명의 인도 무슬림 여성의 사진 등이 오픈소스 공유 온라인 플랫폼인 '깃허브'(GitHub)에 경매 매물로 올라왔다.
이들의 프로필은 '오늘의 특가 상품 설리'(Sulli deal of the day)라는 항목 아래에 올려졌다. '설리'는 무슬림 여성을 비하하는 속어다.
친구로부터 자신의 사진이 올려졌다는 소식을 들은 비행기 조종사 하나 모흐신 칸은 "그들은 문자 그대로 나를 하루 동안의 노예로 경매에 부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칸은 "그들은 내 트위터에서 사진과 사용자 이름 등을 가져가 올렸다"며 "나도 모른 체 20일이나 올려져 있었는데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이트에 올려진 무슬림 여성의 수는 83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경매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깃허브 측은 관련 계정을 정지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 게시물이 괴롭힘, 차별, 폭력 유발과 관련한 자체 규정에 위반된다는 이유에서다.
칸 등의 고소에 따라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다만, 아직 가해자의 신원은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피해 여성들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이슬람 혐오와 관련된 보수 힌두교도가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2014년 집권한 후 보수 힌두교도의 목소리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모디 정부는 시민권법 개정, 잠무-카슈미르 특별지위 박탈 등을 통해 무슬림 등 소수 집단 탄압을 강화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시민권법에는 무슬림 차별적 요소가 담겼고, 잠무-카슈미르는 무슬림 주민이 다수인 지역으로 모디 정부의 조치에 따라 주민들은 취업, 부동산 취득 등에서 누리던 혜택을 잃었다.
이 밖에 종교가 다른 이들끼리 결혼한 커플도 극우 힌두교도들로부터 협박과 폭력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힌두교도는 13억8천만명의 전체 인구 가운데 8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교도와 기독교도의 비중은 각각 14%와 2%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