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도입하는 저축은행...대출심사 '부족한 2%' 채운다

입력 2021-07-09 17:36
수정 2021-07-09 17:37
<앵커>

저축은행의 텃밭으로 불리던 중금리 대출 시장에 인터넷은행과 P2P 업체 등 신규 세력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들이 시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선택한 카드, 바로 블록체인입니다.

저축은행과 블록체인 기술의 만남이 어떤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정호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최근 디지털 금융 핀테크사 '델리오'와 기술협약을 맺은 OK저축은행.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새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디지털 자산 운용과 관리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업계 상위사인 페퍼저축은행도 블록체인 기반 투자 플랫폼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습니다.

이처럼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블록체인의 문을 두드리는 건, 인터넷은행과 P2P 업체 등 중금리 대출 시장에 진입한 새 경쟁자들에 대응하기 위해섭니다.

현재 인터넷은행은 강력한 플랫폼을, P2P 업체들은 핀테크 기술을 내세우며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저축은행의 경우 그간 중저신용자 대출을 주력으로 해온 만큼, 리스크 관리 등 영업 노하우면에서는 이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강자들과의 경쟁에서 기술 보완은 불가피한 상황.

저축은행만의 노하우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술과 속도 면에서 경쟁력을 보완하겠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금융권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통해 보안성을 높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블록체인 기술은 보안성을 높이는 가운데 금융이용자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고요…]

실제로 저축은행보다 블록체인 기술을 보다 일찍 도입한 은행권의 경우, 기존 이틀에서 사흘가량 걸리던 대출심사 기간을 '실시간'으로 단축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지역 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제한적인 블록체인 활용은 과제로 꼽힙니다.

[강경훈/동국대 경영학부 교수: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저축은행은 영업망도 제한적이고… 충분히 비용 편익이 나올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새 경쟁자들의 속출로 이미 전통 금융의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저축은행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정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