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보셨듯 정부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내놨습니다.
상반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국내 배터리 3사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유독 SK이노베이션을 향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합니다.
어찌 된 일인지. 박해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일 배터리 사업 부문 분사를 공식화한 SK이노베이션.
이후 주가는 오늘(8일)까지 약 10% 하락했습니다.
신설 자회사의 주식을 기존 주주가 받을 수 없는 물적분할 방식이 거론되자 투자자들이 대거 매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에선 "결국 회사 성장과 기존 주주가 함께 갈 수 없는데, 육성책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불만 글이 폭주하는 상황.
한편, 증권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향후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SK이노베이션이 저평가돼 있다는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했고,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거나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기관과 외국인은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걸까.
결국 물적분할로 기업이 자금을 유치하게 되면 향후 회사 성장에는 밑거름이 되지만, 당장 기존 주주에겐 지분 가치 희석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 : 기존 주주 입장에서 불편한 이슈인 게 맞죠. 회사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금조달하기 위한 방법인데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잖아요. 자금조달 못해 시장 성장 못 따라는 것보다 자금조달해서 시장 성장 이상을 보여주는 게 더 긍정적일 거라고 보는 거고요.]
다만 현재 기업 가치에는 변함이 없고 향후 자회사 가치 상승에 따른 수혜를 모회사 주주들도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는 만큼,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면 주가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 이해관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대리인 문제가 주주 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면 부정적일 수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갖고 있는 경제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거라면 회복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부문 분할을 공식화하자 주가는 일주일 새 18%가량 하락했지만 3개월 후 68% 뛰었습니다.
투자 시점과 보유 기간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한국경제TV 박해린입니다.